영화검색
검색
빤하지만 찬란했던 우리들의 순간 (오락성 8 작품성 7)
써니 | 2011년 5월 6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써니>는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 신작이다. 이번에도 가족 얘기냐고? 그건 아니다. 친구 얘기다. 그것도 인생의 찬란했던 순간을 같이 누렸던 친구들 말이다. <써니>는 서른 중반이 훌쩍 넘은 아줌마들의 이야기이면서 그들의 아름답던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곱씹는 작품이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대중의 감성을 제대로 찌른다. 그리고 각자 마음속에 지니고 있었던 추억의 상자를 꺼내게 만든다.

잘 나가는 남편 덕분에 부족함 없이 살아가는 나미(유호정). 어느 날 그는 친정엄마가 입원한 병원에서 고등학교 친구 춘화(진희경)를 만나고, 서클 ‘써니’에 대한 옛 추억에 담긴다. 이후 암 말기 선고를 받은 춘화는 죽기 전에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말을 하고, 나미는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써니’ 멤버들을 찾아 나선다.

<써니>는 빤한 이야기다. 평범한 주부의 일탈, 잊었던 친구들과의 추억 속 여행 등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써먹은 소재다. 그러나 강형철 감독은 이 흔한 소재로 현재와 과거를 자연스럽게 배치하면서 차별성을 둔다. 나미의 기억을 통해 펼쳐지는 과거시절은 영화의 동력. 교복 자율화 시절 원색 옷으로 멋을 내고, ‘젊음의 행진’에 환호성을 지르며, 나미의 ‘빙글빙글’에 맞춰 춤을 추는 등 1980년대 소녀들의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급급한 현실에 한 숨을 쉬는 일곱 명의 아줌마가 예전에는 꿈 많고 발랄한 소녀였다는 사실은 1980년대 문화를 향유했던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움을 안겨준다.

영화의 또 다른 동력은 배우들이다. 칠공주의 과거와 현재를 연기하는 여배우는 총 13명. 각각의 배우들은 저마다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유호정, 진희경, 홍진희 등 어른 ‘써니’ 멤버로 나오는 배우들은 표정 하나로 저마다 살아온 인생을 말한다. 심은경, 민효린, 강소라 등 어린 ‘써니’ 멤버들도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찬란했던 순간을 엮어나간다. 이들의 연기 앙상블은 절묘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영화의 맛을 살린다. 여기에 1980년대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이경영과 CF 모델 윤정의 특별출연은 힘을 보탠다.

이번 영화에서도 강형철 감독의 음악 선곡은 빛을 발한다. <과속스캔들>에서 1990년대 가요를 효과적으로 쓴 김준석 음악 감독은 이번에는 1980년대 팝송을 주로 사용했다. 영화 제목이기도한 보니엠의 ‘써니(Sunny)’를 비롯해, 칠공주가 다른 학교 서클과 일전을 벌일 때 등장하는 조이의 ‘터치 바이 터치(Touch by Touch)’, 극중 나미의 러브 테마로 나온 리처드 샌더슨의 ‘리얼리티(Reality)’ 등 추억의 팝송이 영화의 감성을 더한다. 평범한 소재를 가슴 찡한 이야기로 포장하는 솜씨 또한 여전하다. 강형철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2011년 5월 6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엄마들이여, 잊었던 소녀의 본능을 깨워라.
-현재 ‘써니’ 멤버와 과거 ‘써니’ 멤버의 싱크로율 맞추는 재미도 있네.
-역시 전작에 이어 절묘한 음악 삽입을 보여주는 강형철 감독과 김준석 음악감독.
- 웃음과 감동의 절절한 조합.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기에는 그릇이 너무 작은 거 아니야.
- 1980년대에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소녀들이 다 ‘써니’하지는 않았다고.
1 )
moruhae
리처드 샌더슨 리얼리티.. 완전 빵터짐... ㅋㅋ   
2011-05-09 14:55
1

 

1 | 2 | 3 | 4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