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배우: 안젤리나 졸리, 마동석,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셀마 헤이엑, 제마 챈
장르: 액션, 어드벤쳐,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155분
개봉: 11월 3일
간단평
기원전 5,000년 전 올림피아 행성으로부터 이터널스가 지구에 도착한다. 우주를 관장하는 ‘아리솀‘이 그들에게 부여한 임무는 지적 생명체를 먹이로 삼는 크리처 ‘데비안츠’로부터 인간을 지키는 것이다. 고대 바빌론, 인도, 중세의 종교 전쟁 그리고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까지 인간 곁에서 인류의 흥망성쇠를 관망하고 때론 수호해온 이터널스. 데비안츠의 전멸을 확인한 리더 ‘에이잭’(셀마 헤이엑)이 멤버를 해산하고 각자의 길을 걷도록 종용한지 500년이 흐른 현재, 데비안츠가 다시 출몰한다.
<블랙 위도우>, <샹치>에 이어 마블 페이지4의 세 번째 작품인 <이터널스>는 방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지는 유니크한 히어로물이다. 10인의 이터널스 캐릭터는 성별 인종 능력 성정체성 등 어느 한 부분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다양성을 확보했다. 각각에 부여한 슈퍼파워를 구체적으로 일일이 설명하기 보다 직관적으로 알아채도록 설계했지만, 낯선 세계관과 용어 그리고 여러 캐릭터의 등장 덕분에 초반 문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집중과 몰입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나 이터널스의 정체가 밝혀지면서부터는 상당히 흥미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영화는 캐릭터의 이름과 능력, 얽힌 에피소드 등에서 그리스·로마 신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데 극 초반에는 우월적 존재로 인간을 ‘위하던’ 신들의 잔치 같은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이터널스 역시 도구적인 존재에 불과하다는 진실을 드러낸 이후엔 우주의 생성과 소멸이라는 범우주적인 스케일 안에서 이터널스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흐름을 따른다.
마동석이 분한 ‘길가메시’는 극 중 ‘테나’(안젤리나 졸리)와 특별한 우정을 공유하는 캐릭터로 연출을 맡은 클로이 자오 감독이 <이터널스>를 통해 “사랑을 선택하는 힘, 사랑을 선택하는 데 두려움 없는 자세로부터 울림을 느끼길 바란다.” 고 밝힌 포인트에 맞춘 듯 부합하는 인물이다. 분량은 아쉽지만 상징성은 매우 큰 역할이다. 기존 마블 히어로물에서 익히 봐온 현란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결이 다른 스타일의 히어로물을 찾았다면 색다름을 맛볼 수 있다. 쿠키 영상은 두 개가 준비되어 있다.
2021년 11월 3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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