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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깜짝 등장에 마동석 “오 마이 갓” <이터널스> 답변 총정리
2021년 10월 22일 금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22일(금) 오전 9시(한국 시간) 마블 히어로물 <이터널스>의 마동석 기자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열렸다. 한국 기자단의 질문에 답하던 마동석은 같은 작품에 밀접한 관계로 출연한 동료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깜짝 등장에 “오 마이 갓”을 외치며 정다운 인사를 나눴다. 또 "<이터널스>라는 전 세계적으로 큰 블록버스터가 나온다고 해도 일희일비 하지 않고 겸손하게, 묵묵하게, 더 열심히, 더 성실하게, 늘 해왔던 것처럼 잘 해보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터널스>는 <블랙 위도우>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이어 마블 페이즈 4의 본격적인 세계관을 전개하는 슈퍼 히어로물이다. 배급사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에 따르면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노매드 랜드>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한 중국계 미국인 클로이 자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안젤리나 졸리, 마동석, 리차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셀마 헤이엑 등 국적, 인종이 다양한 배우가 한데 모여 연기한다. 영화의 이런 특색이 관객에 전하는 메시지와 일맥상통할 거라는 마동석의 전언이다.

11월 3일(수) 개봉을 앞둔 <이터널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화상을 통해 전해온 그의 이야기를 큰 가공 없이 정리, 공개해본다.

마블 히어로물에 출연한 첫 번째 한국 출신 배우인데 소감은.
원래 마블 팬이기도 했고, <이터널스>를 찍기 전부터 클로이 자오 감독님의 작품을 보고 팬으로서 좋아했다. 세계적인 슈퍼스타 안젤리나 졸리처럼 기라성 같은 배우와 같이 연기할 수 있게 돼 즐겁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마블과 계속 일할 수 있게 될 것 같아서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액션 영화를 많이 찍었는데 이번에는 여러 가지 캐릭터와 액션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나와 잘 맞는 역할로 인사드리게 됐다.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행복하다.

어떤 계기로 캐스팅이 성사됐나.
대충 6년 전부터일 거다. <부산행>이 외국에 많이 알려지고 나서 할리우드에서 계속 여러 제안이 왔다. 액션 영화도 있었고 다른 슈퍼히어로물도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출연하는 작품도 있었고 내가 제작하는 작품도 있었기 때문에 타이밍이 계속 안 맞았다. 그러던 중 세라 핀이라는 캐스팅 디렉터가 <이터널스>의 ‘길가메시’ 역할을 들고 와서 “한번 꼭 (일)해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후 클로이 자오 감독, 네이트 모어라는 프로듀서와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오디션 같은 건 없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이미 내 영화를 여러 편 봤고 (나에 대한) 분석이 끝난 상태로 이야기 나눴다. ‘길가메시’라는 캐릭터도 내가 다른 영화에서 보여줬던 복싱 스타일의 액션을 많이 적용해서 만들었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이터널스>에 합류하게 돼 영광이다.

국내 공개된 <이터널스> 예고편을 보면 ‘데비안츠’를 주먹이나 손바닥으로 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마동석의 시그니처 액션처럼 보이는데 당신의 지난 액션 커리어가 반영된 연출인가.
주먹 펀칭과 손바닥으로 치는 액션들은 클로이 자오 감독과 마블이 이미 (내가 출연한) 다른 영화에서 많이 보고 연구해 놓은 상태였고, 영화에 그걸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이곳 할리우드에서 훌륭한 액션, 스턴트 팀과 일하게 됐지만 마블과 클로이 자오 감독은 그들 것에 내 액션 스타일을 섞길 바랐다. 내가 액션 디자인에 많이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화려한 동장보다는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파워 보여주는 스타일의 액션을 추구했는데 그게 ‘길가메시’ 캐릭터와 가장 잘 맞는다고 봤다.

‘길가메시’는 어떤 히어로고 그의 독보적인 능력은 무엇인가.
‘길가메시’는 맨 처음 등장한 코믹스에서는 아시안 캐릭터가 아니었다. 신화속에 있던 인물을 아시안 캐릭터로 바꿨고 그 역할을 나한테 주면서 많은 것이 변화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도 마블도 ‘길가메시’가 마동석에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고 나와 같이 많은 의논을 했다. 일단 ‘길가메시’는 영원불멸한 존재다. 7천 년 이상 살아온 사람(?)이라고 해야되나.(웃음) 인간적인 모습과 인간을 넘어선 존재의 모습을 같이 연기해야 했다. 마음이 따뜻하고, 재미있고, 정도 많고, 특히 안젤리나 졸리가 연기한 ‘테나’를 비롯해 <이터널스> 식구들을 보호한다. 한편 ‘데비안츠’라는 괴물과 맞서 싸울 땐 굉장히 사납고 강력한 전사이자 파이터로 변한다. 여러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연기에) 골고루 변화 주려고 노력했다. 그게 이 캐릭터의 핵심이다.

(‘길가메시’라는 캐릭터만큼이나) <이터널스>에서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이 영화가 전 세계에서 모인 다양한 국적, 인종의 사람들이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사실 배우끼리 만나서 리허설할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캐스팅된 배우 모두 거의 한두 번의 만남 이후 바로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서로 (이미) 마음을 열고 만나서 그런 건지 금방 서로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 좋은 친구처럼, 가족처럼 서로 돌봐주고 배려하며 촬영했고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사이가 좋아졌다. 물론 한국에서 영화를 찍을 때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서로 배경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서 빠른 시간에 가족 같은 사이가 되는 건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런 부분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을 것이다.

많은 장면에서 함께 연기한 안젤리나 졸리와의 호흡은 어땠나.
역시 대단한 배우였고 또 굉장히 좋은 사람이다. 나도 이 업계에서 (꽤) 오래 일했지만, 그 역시 오랜 시간 영화를 찍은 세계적인 슈퍼스타다. 배려심이 많고 다른 배우들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해준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친구가 오랜만에 만나서 촬영하는 느낌이었다. 이상하게 생소하지 않더라. 또 내 액션이나 지난 출연작을 많이 봤고 내 팬이었다고 자꾸 얘기해주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다. (개봉을 앞두고) 여러 나라 기자들 앞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때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이런 좋은 관계가 스크린 안에서 좋은 케미스트리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함께 작업해보니 클로이 자오는 어떤 감독인가.
전작 <로데오 카우보이(The Rider)>를 굉장히 잘 봤고 감독의 팬이 됐다. <노매드랜드>로 오스카에서 수상하고 200개 넘는 상을 탔는데, 그건 이미 내가 <이터널스>에 캐스팅되고 영화 촬영까지 다 끝낸 뒤에 벌어진 이야기라서 당연히 예상하지 못했다. 그와 이야기하면서 느낀 건, 예술적인 부분과 상업적인 부분을 골고루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파악을 잘하는 건 물론이고 배우와도 소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감독님을 만나봤지만 이 ‘친구’는 자기가 가진 능력에 비해서 많이 겸손하다. 배우와 스태프를 존중할 줄 알고 머리도 굉장히 좋다. 나는 감독이 모든 것을 답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부분은 본인도 좀 헷갈릴 수 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그런 부분을 굉장히 솔직하게 얘기해준다. 자기가 모든 걸 아는 것처럼 얘기하지 않는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을 맡음으로 인해서 다른 마블 히어로물과 어떤 차이점을 지니게 됐다고보나.
언젠가 물었을 때 “실제 (영화에) 나오는 슈퍼히어로와 (연기하는) 본인 캐릭터가 비슷한 사람을 캐스팅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는데 그때 그 답이 충분히 이해됐고 좋은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세계관에 전 세계에서 온 10명의 서로 다른 주인공을 등장 시켜 균형에 맞게 만드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잘 해낸 것 같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클로이 자오 감독과 좋은 친구처럼 친해져서 <이터널스> 이야기 말고도 그의 또 다른 영화나 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할리우드에서도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마블 영화를 찍었는데 한국 촬영과 가장 다른 점은.
영화의 사이즈를 떠나서 모든 영화 촬영은 항상 힘들다. 전쟁터다. 그리고 모든 프로덕션에서 스태프와 배우는 최선을 다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거의 비슷했다. 다만 좀 다른 부분은 세트장이었다. 나도 이 정도 스케일의 영화는 처음 해봐서 현장에 가면 세트장에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다. 물론 연기를 할 때는 캐릭터에 집중하느라 (주변을 신경 쓸 만한) 의식도 없고 잘 기억도 안 나지만, (연기를 하지 않을 때) 밖에서 세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깜짝 놀란다. 허허벌판이었던 야외 세트였는데 한 달 뒤에 갔더니 실제 나무와 돌을 동원해 커다란 숲을 만들어 놨더라. 산을 통째로 만든 것처럼 너무 거대했다. 그 세트 안에 들어가는 순간 정말 그 인물이 된 것 같은 느낌 많이 들었다. (이때 필요한) 경호원만 한 200여 명이 되는데, 결국 세트 안에 몇백 명의 인원이 모여 있는 셈이다. 이들이 전부 한 영화를 위해 (일하고 그 시스템이) 잘 돌아간다는 것도 인상 깊었다. 작은 예산의 영화도 일 잘하고 열정적인 사람들 모여서 찍으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예산이 큰 영화도 서로 잘 조화를 이뤄서 촬영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을 많이 한다는 걸 느꼈다. 대단하다고 생각한 지점이다. 한편 블루 스크린 앞에서 찍고 CG 작업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클로이 자오 감독이 꼭 실제와 똑같은 현장에서 찍고 싶다고 해서 카나리아 아일랜드의 바닷가 절벽 앞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그 경험 또한 배우가 캐릭터에 몰입하게 도와준 것 같다.

<이터널스> 출연 이후 이후 마동석 삶에 어떤 변화 생길까.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사실 나는 그 전부터 계속 할리우드와 일하고 있었고, 결과물이 이번에 나오게 된 거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묵묵하게 열심히 영화를 찍고 최선을 다해 캐릭터를 연기할 예정이다. 영화 개봉 이후 (선보일 수 있는) 다른 글로벌한 작품도 많이 계획돼 있다. 직접 제작하는 할리우드 영화도 있고 출연하는 영화도 있다. 한국에서도 여러 좋은 작품 많이 나오고 있는 만큼 나도 좀 더 많은 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재밌는 영화 만들고 싶다.

(안젤리나 졸리의 깜짝 등장)
마동석 : 오 마이 갓.(웃음) 영화를 촬영할 때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라서 같이 꼭 한국에 가서 인사하고 팬도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에 큰 일이 벌어지는 바람에 한국에 못 가게 됐다면서 아쉬워했다. 오늘 한국 프레스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다는 걸 알고 응원해주러 온 것 같다. 너무 의리 있는 친구다.(웃음)

안젤리나 졸리 : 안녕! 마동석과 같이 일한 건 꿈 같았다. 짝을 이뤄서 많은 액션 신을 소화한다는 걸 알았을 때 믿을 수 없을 만큼 흥분됐거든.(웃음) 그는 ‘테나’의 보호자이고 내 좋은 친구다. 한국에 가서 이야기하고 싶고, 곧 갈 수 있길 바란다.

한국 콘텐츠를 선호하는 해외의 흐름이 더욱 분명해진 상황인데.
(최근 들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라든가 이번의 TV 시리즈(기자 주: <오징어 게임>을 지칭하는 듯)라든지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고 세계적으로도 한국 콘텐츠가 유명해졌다. 그런데 난 이미 예전부터 한국에 좋은 콘텐츠가 많다고 생각했다. 세계인들이 봐도 (한국인 만큼이나) 좋아하겠다 싶은 게 많았는데 그동안은 OTT 서비스라는 게 없었고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지기 힘들었다. 이제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길 것이다.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많이들 두고 있다. 한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 콘텐츠로는 최고의 나라가 됐고, 좋은 작품이 더 많이 나와서 앞으로 또 한 번 최고가 됐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전 세계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슈퍼히어로 영화이기 때문에 일단은 재미있게, 즐겁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었다. 그냥 맘 편히 신나게 즐기면 된다. 그러면서도 클로이 감독이 말하고 싶어 했던 건 국적, 인종, 성별, 나를 잣대로 사람을 나눠서 편견이나 선입견을 품지 말자는 것이다. 그 한 사람의 개인이 누구인지를 봐주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다. 우리가 영화에 매료됐던 부분이기도 하고 영화가 많이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슈퍼히어로들은 개성이 강한 자기만의 힘을 갖고 있지만 서로 조화롭게 뭉쳐서 힘을 합칠 때 (비로소) 가장 강력한 슈퍼히어로가 된다. 그게 제일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조금은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봐 주고, 화합하고,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아침부터 인터뷰를 보러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여러분들이 부끄럽지 않게 제가 열심히 해보겠다. 더 좋은 영화를 만들고, 출연해서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께 보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터널스>라는 전 세계적으로 큰 블록버스터가 나온다고 해도 일희일비 하지 않고 겸손하게, 묵묵하게, 더 열심히, 더 성실하게, 늘 해왔던 것처럼 잘 해보겠다. 많이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사진 제공_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021년 10월 22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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