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하디, 돔놀 글리슨, 포레스트 굿럭, 윌 폴터
장르: 액션,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56분
개봉: 1월 14일
시놉시스
“알아,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린다는 거. 하지만 숨이 붙어 있는 한 계속 싸워야 돼.” 19세기 아메리카 대륙. 서부가 개척되기 전인 이 시기 아메리카는 인디언과 미군의 치열한 대결로 얼룩져 있다.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서양인임에도 인디언 포니족의 여자와 사랑에 빠져 아들 호크(포레스트 굿럭)을 둔다. 그러나 서구의 야욕으로 아내를 비롯한 포니족은 도륙 당하고 오직 ‘호크’와 ‘휴 글래스’만 살아 남는다. 이후 숲속 변방에서 동물 가죽 사냥에 나선 서양군대의 길잡이 노릇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길 십 수 년. 아리카라 족의 습격에 ‘휴 글래스’의 군대는 쫓겨가고 이 와중에 그는 곰에 의해 사지가 찢긴다. 인디언에 앙심을 품은 ‘피츠제럴드(톰 하디)’는 그의 임종을 지키라는 상사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그를 생매장하고 ‘호크’마저 죽여버린다. 하나 뿐인 아들이 살해 당하는 걸 모두 지켜본 ‘휴 글래스’는 처절한 복수를 맹세하며 ‘피츠제럴드’를 추격한다.
간단평
멕시코에서 태어나 17살부터 화물선에서 일했던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은 도시 언저리의 궁벽한 삶들에 관심을 뒀다. 첫 장편 <아모레스 페로스>(2000), <21그램>(2003), <바벨>(2006)과 <비우티풀>(2010) 그리고 <버드맨>(2014)에 이르기까지 그는 도시 비주류의 비극을 그렸다. 물론 작품마다 차이는 있다. <아모레스 페로스> <21그램> <바벨>은 하나의 사건으로부터 발생되는 여러 사람의 비극을 그리는 반면 <비우티풀> 이후의 작품들은 한 사람의 내적 갈등을 치밀하게 담아낸다. 최근작 <버드맨>은 이같은 이냐리투 감독의 작품관이 집약된 영화로 현실과 야망 사이에서 짓눌리는 한 인간의 비극을 롱샷으로 담아냈다. 덕분에 그는 약 60개 시상식에서 130여 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거장으로 발돋움했다.
이냐리투 감독이 이번엔 대자연으로 시선을 돌렸다. 물론 궁벽한 삶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버드맨> 이전부터 기획했다고 밝힌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이하 '레버넌트')는 19세기 서부 개척시대 이전에 인디언과 사랑에 빠진 서양인 ‘휴 글래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휴 글래스’의 추억과 심리, 처절한 복수심을 발현시키는 감독의 연출력은 압권이다. 원 테이크 롱샷으로 촬영된 인디언과 서양 군대와의 전투신은 영화의 백미다. 인공조명을 사용하지 않고 영화 속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시퀀스가 연결돼 있다. 덕분에 영화는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를 스크린에 옮겨 담은 것처럼 생생하다. 감독의 연출력이 영화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배우가 맡고 있다. <레버넌트>를 강력히 떠받치는 기둥으로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력은 탁월하다. 대사가 극히 절제돼 있어 오직 표정과 숨소리, 몸짓만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함에도 부성애, 분노, 애틋함 등의 감정을 모두 다 전달한다. 날것의 생선을 생으로 뜯고 겨울 냇가에 망설임 없이 뛰어드는 열연은 배우의 고생을 짐작케 한다. <레버넌트>는 작품관, 연출력, 메시지, 배우의 연기력, 재미까지 모두 잡은 가장 위대한 복수극이다.
2016년 1월 7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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