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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맞수! 찐한 우정!
박신양 vs 정진영,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카리스마 격돌!! | 2001년 10월 23일 화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코미디 영화로의 변신에 성공한 박신양과 최고의 연기력을 과시하며 스님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정진영의 카리스마 대결이 충무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영화[달마야 놀자]는 암자에 머무르려고 하는 건달들과 이들을 쫓아내려는 스님들간의 대결을 그린 휴먼 코미디. 박신양은 건달조직을 이끄는 재규로, 정진영은 상좌승 청명역을 맡았다. 일주일만 머무르기로 했다가, 일주일 뒤에도 나갈 생각은 않고 오히려 더 머물겠다고 억지를 부르는 재규일당과 약속대로 어서 나가달라고 요구하는 스님들 간의 한치도 물러설수 없는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미 [약속]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박신양과 정진영은 [약속]에서 보스-부하로 출연했던 것과는 달리 [달마야 놀자]에서는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극단적인 갈등을 표출한다. 난타선의 선장처럼 아우들을 이끌고 절로 피신한 재규는 큰 형님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은 물론이고 부하들을 다스리는 통솔력이 뛰어난 중간 보스. 절박한 상황 때문에 스님들에게 무대뽀로 나가지만, 주먹으로 스님들을 위협하려는 부하들을 오히려 꾸짖을 정도로 지킬 건 지킬 줄 아는 젠틀한 건달이다. 노스님을 모시면서 다른 스님들을 통솔해가는 상좌승 청명은 수도자의 진지함과 상좌승의 위엄을 모두 갖추고 있는 전형적인 스님의 모습 뒤에 득도의 무술인 선무도에 능한 건달못지 않은 무예실력을 감추고 있다. 따라서 재규가 외적인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하는 거친 남성미 속의 인간미를 드러낸다면, 청명은 일면 부드러워 보이는 외모 속에 감춰둔 내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이렇게 서로 다른 역할처럼 두 배우는 상당히 대조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 대학에서 뿐만 아니라 러시아까지 유학하면서 연기를 전공한 정통파인 박신양은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이 느껴지는 이미지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영화 [유리]에서의 파격적인 수행으로 도를 닦는 구도승으로부터 [편지]와 [약속],[인디안 썸머]등 멜러영화의 남자주인공까지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 연기자다. 정진영은 이른바 ‘운동권 출신’에서 영화스텝을 거쳐 우연히 배우가 된 케이스로, 사색적인 인텔리한 이미지와 소박한 서민적 이미지라는 어찌보면 모순적인 양면성을 모두 갖고 있는 연기자다. 그래서 박신양이 솜씨있게 잘 다듬어진 조각돌 같은 배우라면, 정진영은 물살에 의해 자연스레 깎이고 다듬어진 수석(水石) 같은 배우다.

이번 [달마야 놀자]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 줄 두 배우는 영화 촬영중에도 내내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비록 영화에서는 서로 적대적인(?) 관계로 팽팽한 맞수일지언정 그 가운데 서서히 상대를 이해하고 감싸주며 우정을 키워나가는 커플연기는 찡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현재 후반작업 중인 [달마야 놀자]는 11월 9일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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