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탈리> 홍보 자료를 보면, 다소 생소한 표현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이모션 3D’가 바로 그것. 액션, 애니메이션 장르에 치중했던 기존과 달리, 감정을 앞세운 3D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표현이다. 이에 대해 주경중 감독은 “이모션 3D가 저예산 3D 입체영화의 롤 모델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제임스 카메론이 <아바타>를 통해 3D 블록버스터 시대를 열었다면, <나탈리>는 감정과 정서를 살린 새로운 형태의 3D 입체영화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D 입체영화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해서 컷(cut) 하나하나가 새로운 테스트이자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고백한 주경중 감독은 김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3D 입체영화 <현의 노래>를 보류하고, <나탈리>를 먼저 촬영한 이유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아바타>를 보고 <현의 노래>도 3D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촬영을 시작해지만,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 결국 그는 “규모가 작고 기술여건에 맞는 작은 영화를 기획하는 게 낫겠다 싶어, <나탈리>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나탈리>가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에 선판매 된 것을 알리며 영화에 대한 강항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편 이 날, 궁금증을 자아냈던 3D 입체영상이 첫 공개됐다. 참석한 기자들은 3D 입체안경을 쓰고 하이라이트 영상을 감상했는데, <나탈리> 측은 (그 많은 장면 중에)베드신을 선택해서 내놓았다. 3D 입체영화 열풍 이후 에로 장르가 인기라는 기사가 생각나는 순간이다. 물론, <나탈리>는 에로 영화가 아니다. 다만 홍보사가 마케팅의 일환으로 자극적인 장면을 공개 한 게 아닌가 싶다. 영상 공개 후 주경중 감독은 “베드신을 보면 관람료가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성재는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모니터로 보니 정말 진했다”며 “수위로 따지면 <색, 계>에 버금갈 정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성재는 “영화가 산으로 갔다면 영화를 본 다음에 내 엉덩이나 여배우 가슴 밖에 생각이 안 날 테지만, 우리 영화의 작품성이 좋기 때문에 베드신은 별로 생각나지 않을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이성재는 또한 3D 입체영화에 출연한 것에 대해 “3D 입체영화라고 해서 배우가 3D로 연기를 할 필요는 없고, 대사를 입체적으로 할 필요도 없다“며 “배우로서 크게 어렵거나 문제 될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사 자료에 한국 최초 3D 극영화로서 <나탈리>가 기록될텐데, 배우로서 그 작품 주연을 맡았다는 것도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용의주도 미스 신> <오래된 정원> 등을 거쳐, 첫 주연을 맡게 된 박현진은 “시나리오를 보고 젊은 여인으로서 연기해볼 수 있을 때, 두 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하고 싶어 오디션을 봤다”고 말했다. “베드신에 대한 부담보다는 첫 주연으로서 책임감을 더 많이 느꼈다”며 “촬영하는 동안 행복했다”는 소감도 밝혔다.
<나탈리>는 베일에 싸인 조각상 ‘나탈리’의 모델이었던 여성 미란(박현진)과 그를 예술적 동반자로 사랑했던 조각가 황준혁(이성재), 미란의 모든 것을 사랑했던 남자 장민우(김지훈) 등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의 기억을 그린다. 영화는 10월 28일 관객과 만난다.
● 한마디
이성재씨. 영화를 본 관객들이 당신 엉덩이나 여배우 가슴만 떠올린다고 해서 좌절하지는 마세요. 작품성 문제라기보다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본능!
2010년 10월 6일 수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2010년 10월 6일 수요일 |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