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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 애국심이 빚어낸 판타지 로망
소림축구 | 2002년 5월 20일 월요일 | JOEY 이메일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주성치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 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두 가지 영화가 있다.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 않는 영화가 그것이다.

이번에 개봉된 <소림축구>는 주성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다. 1999년 작 <희극지왕> 이후 참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주성치에 대한 반응은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이었다. 홍콩 박스오피스의 기록을 완전히 갈아치운 <소리축구>는 홍콩영화의 인기가 한물간 한국에서까지 대대적인 홍보와 물량을 쏟아 부으며 자신감을 드러내 보였다. 주성치와 조미가 직접 방한을 하고, 국내 최고의 멀티 플렉스인 명보플라자를 전관 대관해 시사회를 개최하는 등의 이벤트 등은 영화의 재미 못지않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한마디로 말해 <소림축구>는 <희극지왕>을 통해 새로운 경지에 이르렀던 주성치가 그 단계를 한번 더 뛰어 넘은 놀라운 작품이다. 먼저 가장 극적인 소재로 통하는 스포츠(축구)를 가져와 가장 중국적인 소림무술을 결합했다는 점은 역시나 '주성치'임을 확인하게 만든다. 그 옛날 영화를 누렸던 홍콩영화가 쇠퇴한 것처럼 이제는 찬밥 신세가 된 소림무술을 주류로 끌어올리는 그의 영화적 노력은 홍콩 영화의 부흥에 새로운 씨앗을 심으며 다시금 그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스토리는 언제나 똑 같은 권선징악과 로맨스 그리고 해피엔딩 이라는 점이 여타 주성치 영화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그 과정이 전혀 심심하지가 않다. 폐품을 주워 파는, 소림무술의 보편화를 꿈꾸는 주인공과 젊은 날 음모에 의해 다리를 다친 축구선수, 태극권으로 맛깔스러운 만두를 빚어 냄에도 엉망인 얼굴로 소심해 하는 여주인공, 그리고 자신들의 특별함을 잃어 버린 채 사회의 일부로 적응해 살아가는 하나하나 인물들이 모이고 뭉치는 장면들은 웃기면서도 감동적이다. 마치 단순히 웃기려고 만든듯한 이 영화를 처음엔 그 의도 대로 웃어 넘기고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 본다면, 영화 속에 숨어 있던 많은 의미와 새로운 의도가 색다른 즐거움과 감동으로 다가 올 수도 있다.

주성치 영화는 그래서 좋다. 우울함을 떨쳐 버리기에 웃음을 찾기 위해 선택해 볼 수도 있고, 영화적인 매력을 쉽게 풀어 놓아 영화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손쉬운 텍스트로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성치를, 그의 영화 자체를 싫어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백번 천번 해도 소용이 없겠지만, 그 매력에 한번 빠져들면 절대 빠져 나오기 힘든 이유가 영화를 싫어 하는 사람들의 이유와 같다는 사실은 참으로 주성치 다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쥬라기 공원>을 패러디 하고, 스스로 자신의 영화들을 복제해 반복하는 치기를 발휘하는 모습이 절대 밉지 않은 주성치.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은 곳곳에 숨은 즐거움과 코드를 감추고 있는 <소림축구>는 중국을 사랑하는 주성치의 마음이며, 그 만의 철학이 담긴 참으로 걸출한 걸작임에 틀림이 없다.

4 )
ejin4rang
주성치의 영화다   
2008-10-16 16:08
rudesunny
너무 너무 기대됩니다.   
2008-01-21 18:32
pyrope7557
황당했지만....황당하기에 잼났던 영화....   
2007-07-19 15:11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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