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전의 상처를 치유한 전설, 실화에 바탕한 감동을 만끽한다!
<베른의 기적>은 1954년 스위스에서 열린 베른월드컵을 배경으로 독일의 벅찬 승리와 한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다루고 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 역시 영화 속에 잠깐 언급되어 그 사실성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베른 월드컵에서의 우승은 당시 패전으로 인해 집단적인 열패감에 빠져 있던 독일 사회를 소생시킨 극적인 사건이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새로운 독일의 시작을 알린 대사건이었던 셈. 독일은 패전 이후 국제 정치를 비롯, 스포츠계에서도 강제 퇴출을 당했으나 ‘베른의 기적’을 기점으로 해서 국제 사회에서 재조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독일 국민들은 점차 삶에 대한 희망을 찾고 ‘라인강의 기적’이라는 엄청난 발전 신화를 이루게 된다. 손케 보르트만 감독도 “베른 월드컵에서의 우승은 독일인에게 새로운 활기와 일체감을 주고, 나치 시대와는 다른 의미의 집단적 행복감을 줬다”면서 당시의 감동을 회고한다. 이 때문에 이 영화는 장기 경기침체 속에서 통일 이후 사회적 갈등에 시달려온 독일인들의 감성과 자부심을 자극하고, 희망을 되찾자는 정서를 새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400만명이 넘는 관객이 이 영화를 본 것도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축구장에 앉아 있는 듯 생생한, 역동적인 경기를 스크린에서 경험한다!
<베른의 기적>의 축구 경기 장면은 실제 축구 경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입체적이고 역동적이다. 하여, 관객들은 월드컵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감흥을 스크린에서 얻게 된다.
한때 프로 축구 선수였던 손케 바르트만 감독은 영화 속 축구 경기 장면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로 배우들이 축구를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독일 축구 리그의 전문가들을 고용해 1500명의 지원자들 중에 사스카 고펠(란 역)과 함께 축구 경기가 가능한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등 생생한 축구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난관은 존재했다. 1954년 ‘베른의 기적’이 탄생한 곳인 스위스 베른의 축구 경기장이 2년 전에 허물어진 것! 이 예상치 못한 장애물은 다행히도 촬영감독 톰 파에흐르만이 우연히 경기장을 찍어놓은 사진을 바탕으로 3-D 스타디움을 만들어 해결할 수 있었다.
한편, 영화 속 중요 7분간의 월드컵 경기 장면을 촬영하느라 촬영 감독 톰 파에흐르만은 며칠 밤을 새워야 했으며, 복합적인 디지털 효과를 위해 촬영 종료 후 일주일에 이틀씩, 6개월간 꼬박 후반작업을 해야만 했다. 정교한 CG기술로 만들어낸 관중과 3-D 스타디움이 어우러진 축구경기 장면은 전체 128개의 컷으로 만들어질 만큼 작업량이 많았지만 “끝에 영화가 제대로 나올 수 있도록 확실히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전체 시각 효과 감독을 자처했다”라고 파에흐르만은 말한다.
독일 총리를 세번이나 울린, 독일 영화계를 흥분시킨 최고 화제작!
<베른의 기적> 시사회에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비롯해 루디 푈러 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이외에1954년 월드컵 우승 당시 활약했던 호르스트 에켈과 오트마르 발터 선수가 참석해 그 자리를 빛냈다. 그러나 아쉽게도 결승골을 넣은 주역인 란은 지난해 7월 74세 생일을 앞두고 질병으로 사망해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시사회 개막식에서 슈뢰더 총리는 “영화가 전달하는 역사가 심금을 울렸다”면서 “영화의 첫 편집판을 앞서 봤을 때 울고 말았다”고 그 감동을 토로했다. 독일 언론도 이날 시사회가 끝난 뒤 “총리를 세번이나 울게 만든” <베른의 기적>에 대해 대대적으로 소개하며 한 평범한 가족의 갈등과 화해를 축구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해 들려주는 이 영화가 새로운 희망과 귀속감을 느끼게 하는 영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할리우드의 위세에 짓눌려온 독일 영화계도 <아프리카 어느 곳에서>가 아카데미 외국 영화상을 받고 통독 직후의 사회상을 그린 <굿바이 레닌>이 크게 성공한데 이어 <베른의 기적>까지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자 자국의 영화 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거라고 반겨마지 않았다.
축구는 작전의 예술품, 실존 인물들이 빚어낸 영화!
<베른의 기적>은 실존 인물들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로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주인공들의 도움과 고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당시 골키퍼 중 하나였던 헤인리치 쾌잇코우스키(Heinrich Kwaitkowski)를 비롯해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기자들은 영화 제작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특히 호르스트 에켈(Horst Eckel)은 당시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했으며 작전이 어떻게 짜여졌는지, 그리고 셉 헤버거(Sepp Herberger : 당시 감독)가 무슨 말을 했는지까지 상세히 가르쳐준 숨은 공로자다.
개중 당시 주장이었던 프리츠 발터(Fritz Walter)는 아직까지 사람들의 뇌리에 잊혀지지 않고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로서 대국민적 존경심을 받고 있는 존재. 최근 유럽축구 연맹의 공식 사이트인 Uefa.com에서 실시한 ‘1954년부터 현재까지 유럽 역대 스타 투표’에서 68위를 차지해 그 전설의 위상을 당당하게 증명해 보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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