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가장 간결하고 순수한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한 축에 야쿠자의 폭력과 냉소적인 죽음의 그림자가 자리하고 있다면 나머지 한 축에는 <키즈 리턴>과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와 같은 청춘 영화의 서정성이 함께 하고 있다. 이 어울리지 않을 듯한 조합은 각각의 영화에서 아슬아슬하게 서로를 저울질하며 맞닿아 있기에 그의 영화를 단순한 폭력물이나 드라마로만 한정시킬 수 없게 만든다.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기타노 다케시 스타일의 한 축을 이루는 바로 그 서정성과 가장 그다운 감수성을 시처럼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다. 마치 한 순간의 짧은 꿈처럼 사라져간 여름날의 추억이 극도로 절제된 대사와 텅 비어있는 듯한 화면을 통해 아주 미세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정지되고 반복되는 장면들은 리듬을 만들어내고 침묵의 대화는 선율을 연주해낸다.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의 침묵과 절제, 절정의 순간 갑작스레 찾아드는 죽음, 극단적인 롱 쇼트와 클로즈업의 대비, 그리고 수평 트래킹의 반복은 기타노 다케시의 2002년작 <돌스>의 스타일과도 그대로 이어져 있다. 유일하게 단 한 명의 야쿠자도, 단 한 장면의 폭력장면도 등장하지 않는, 가장 간결하고 순수한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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