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광주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2003년 몬트리올영화제 대륙 경쟁부문 초청작 2003년 퀘벡 국제영화제 초청작 2003년 케랄라 국제영화제 초청작 영화진흥위원회 극영화 제작지원 1위 선정작
-Director's note-
<비디오를 보는 남자>는 '슬픔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순수한 것이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래서 비극을 희극보다 우위에 놓았다. 나는 이 영화에서 삶과 사랑 등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열정적인 삶을 애써 멀리하며 충일한 삶을 즐기려는 어느 한 소시민과 공허한 내면 속에 열정을 가득 안고 살아가는 어느 현대 여성의 실존을 통해서 풀어 나가고 싶었다.
어느 날 전해지는 익명의 편지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조그만 몸짓으로 꿈틀대며 열정에 감염되게끔 만든다. 그리고 잘못 반납된 비디오 테이프 속의 여인은 '비디오 남자'에게 새로운 삶의 씨앗 같은 존재가 된다. 그것이 사랑이었던가? 아니면 그리움이었던가? 그러나 모래 위에 남겨진 발자국이 조수에 의해 사라져가듯 사랑은 그렇게 쓸쓸히 왔고 또 그렇게 쓸쓸히 가버렸다.
남자는 여인들과의 아픈 상처를 통해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변했으나 거대한 삶의 일상은 모든 것을 삼켜버리고 큰 수레바퀴 속으로 작은 인간을 다시 함몰시켜 버린다. 결국 그러한 기대치에 대한 좌절의 연속에서도 인간이 살아가는 것, 그것이 곧 우리의 모습이다. 이 영화에서 사랑은 획득이 아니라 상실로 나타나며, 고통스런 기억은 애써 잊으려 하기보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치유가 됨을 환기하려고 했다. 삶도 마찬가지다. 헤밍웨이의 말처럼 태양은 내일 또 다시 떠오르고 사람들은 마치 어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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