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댄스와 네티즌이 Feel~ 꽂힌 바로 그 영화!
지난 2002년 선댄스영화제. 전세계의 재기발랄하면서도 에너제틱한 영화들이 모두 모이는 이 영화제에서, 단번에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독차지한 영화가 하나 등장했다. 마조히스트 여자와 사디스트 남자가 펼치는 로맨틱코미디. 영화제에 모인 관객들은 이 기묘한 러브 스토리에 마음을 뺏겼으며 이는 곧장 수상 결과로 이어졌다. 영화제 내내 화제가 됐던 영화가 바로 [세크리터리]. 10년 전 출판돼 평단의 격찬을 받았던 메리 겟스킬의 소설 [나쁜 짓]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을 원작으로 한 [세크리터리]는 결국 선대스영화제에서 그 독창성을 인정받아 심사위원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이후에도 [세크리터리]는 여러 영화제에 불려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선댄스를 진원지로 한 [세크리터리]의 인기는 곧장 인터넷으로 발빠르게 번져 나갔다. 당시 인터넷 최고의 영화전문사이트 IMDB 평점은 8.0을 훨씬 상회하면서 그 인기를 실감시켰다. 특히 여성 관객들이 열렬한 지지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각종 영화제와 전세계 네티즌들이 쌍수 들어 환영한 [세크리터리]. 이제는 우리 관객들이 그 진가를 직접 확인할 차례다.
새침떼기 마조히스트와 과묵한 사디스트, 그들이 벌이는 따끔~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
[세크리터리]는 오랜 세월 터부시돼온 사도-마조히즘을 음울한 음지에서 밝은 빛으로 끌어내 공론화 시켰으며 그것이 진실한 사랑과 행복에 이르는 또 하나의 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각별한 작품이다. 그 동안 사도-마조히즘은 소설, 영화 등 대중 예술에 많은 영감을 불어 넣어왔다. 하지만 성적 쾌락을 위한 변태적 행위 정도로 여겨져온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따뜻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는 [세크리터리] 앞에서 우리는 사도-마조히즘을 대했던 그간의 태도를 재고할 수 밖에 없다.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 사도-마조히즘적인 성향이 내재돼 있는 것이 사실. 반드시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가학과 피학을 겪지 않아도 정신적으로 누군가를 속박하거나 구속받고 싶어하는 욕구, 그것도 일종의 사도-마조히즘적인 성향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세크리터리]는 영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도-마조히즘과 로맨틱코미디를 한배에 태우는 파격을 통해 세상의 편견을 깨친, 진정 용감한 영화다.
이보다 더 가슴 뭉클한 엔딩은 없다!
멜로 영화의 라스트는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아끼고 아꼈다가 맨 나중에 관객을 한없이 행복감에 젖게 하기도 하고 손수건을 꺼내 들도록 만들기도 한다. 리처드 기어가 꽃다발을 안아 들고 줄리아 로버츠를 찾아가던 [귀여운 여인]의 마지막 장면, 첫사랑의 미스터리가 밝혀지던 [오더 더 레인보우]의 라스트, 그런가 하면 멜로 영화의 고전인 [닥터 지바고]는 슬픈 엔딩으로 관객의 눈시울을 흠뻑 적셨다. [러브 레터]도 마지막 장면을 결코 잊을 수 없는 영화. 후세를 언약하며 깊은 낭떠러지로 몸을 던졌던 [번지점프를 하다]의 나중도 오래도록 관객의 뇌리에 아릿한 기억으로 자리잡았다. [세크리터리] 역시 보는 이를 절로 감동시키는 라스트가 준비돼 있다. 그레이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그의 명령을 철석같이 지켜내는 리의 모습은, 처음엔 입가에 미소를 걸게 만들지만 나중에는 그 절실함으로 인해 콘잔등이 시큰거리게 만든다. 변심이 어지러히 널린 동시대의 사랑 앞에서, [세크리터리]는 사랑의 신념이 모름지기 어떠해야 하는지를 온몸으로 웅변하는 것 같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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