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촬영,조명,스탭, 한국 영화의 뉴 리더가 모였다.
김기덕 감독의 <섬>의 위험하도록 아름다운 카메라. 수족관 속 금붕어의 느낌까지 잡아냈던 <쉬리>의 빛, TV드라마 음악 중 가장 먼저 꼽히는 성공 케이스인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감각적인 트랜디 뮤직. 그들이 모인다면 어떨까?
<물고기자리>의 크랭크 인 소식이 알려졌을 때, 관계자들의 가장 높은 주목을 받았던 것은 바로 스탭진. 데뷔감독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스탭들이 뛰어난 개성과 남다른 감각의 소유자들이었던 것. 특히 <쉬리>, <텔미썸딩> 등 화제작들을 통해 촬영 퍼스트 생활을 마치고 김기덕 감독의 <섬>으로 훌륭한 데뷔식을 치른 황서식 기사는 강물의 유려함과 인물의 캐릭터 면면을 집요하게 포착해낸 카메라로 영화계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 특급 스탭. 그와 <쉬리>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출 원명준 기사는 <남부군>, <나의 사랑 나의 신부>, <하얀 전쟁>, <그들도 우리처럼>, <쉬리>, <세기말> 등 50여편의 빛 을 조율했던 국보급 경력의 소유자. 젊은 감독의 패기와 어우러질 두 사람의 영상은 올 가을 영화계의 화재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안재욱 신드롬을 만들었던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음악을 맡아 드라마 음악 트랜드를 이끌었던 박용진의 영화음악 데뷔도 주목할 만 하다. '마지막 승부', '사랑을 그대 품안에', '폭풍 속으로' 등 젊은 감성에 맞는 멜로디로 드라마 음악의 1인자로꼽혀오던 그이기에 인물 기근을 겪고 있는 국내 영화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지 기대가 된다.
세트 헌팅기간 3개월, 제작기간 1개월, 제작비 2억원, 세트의 표준을 제시한다.
사극이나 SF가 아닌 멜로영화에서 세트는 단순히 아파트 등의 실내 공간을 임대하거나 혹은 단기간 내에 최소 제작비로 급조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물고기자리>는 압구정동 한 복판 70여평의 주차장 공터에 비디오 샵과 아이스크림 매장, 리바이스 매장 등으로 구성된 한 건물을 완벽하게 건설해 한국 영화 세트의 새로운 선례를 남겼다. 비디오 샵은 여주인공 애련의 공간으로 동석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녀의 사랑과 슬픔이 투영되는 공간, 또한 그녀가 마주치는 도시의 풍경들과 사람들의 스침이 느껴지는 일상의 공간이기도 하다. <물고기자리>는 이 공간을 위해 치밀한 사전조사와 미술팀의 완벽한 설계로 실제 건물을 새로 세우는 것과 같은 노력과 시간을 투입했다. 제작비 역시 멜로 세트로는 사상 최고 액수인 2억원. 그러나 언론을 비롯 인근 주민들에게 화제가 될만큼 빼어난 리얼리티와 미관으로 금액과 노력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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