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 이라는 이름을 기억한다. 그 언제인가부터 내 기억 속에 존재해온 생소한 이름이다. 내가 힘들 때 혹은 몽롱한 채 정신잃고 있을 때 마치 영화속 소년처럼 내 주변을 얼쩡댔던 알수 없는 이름이었다. 그에 관한 이야기를 비로소 할머니에게 들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외갓집이 있던 마을의 또래 아이였다는 '도연'에 관한 이야기는 몇가지 기억 속 일상들을 떠오르게 했다. 그러니까 그 녀석과 나는 먼 추억 속의 불알 친구 였던 것이다.그 먼 시절의 일들이 왜 내 기억 속에서 잠든 채 도사리고 있었을까... 녀석과 나는 어떠한 굉장한 추억 내지는 재미있는 사건들을 많아 경험하며 발가벗고 지냈을텐데 왜 그것이 뚜렷한 형태가 아닌 희미한 잔상처럼 잠들어 있던 것일까? 이것이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동기이다. 어쩌면 잠든 기억들이 실존하는 현세의 나른한 존재감보다 너무도 아름답기에 감히 나서려하지 않는 것일수도... 그러나 그것은 유령처럼 피상적인 그 무엇일 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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