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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간(1990, Time of Love)


사랑의 시간 예고편

열정의 파노라마! ★★★  38jjang 06.11.28
정말 시적이군요. ★★★★  no0313 03.12.03
새소리가 나는 숲에서 시 한 편을 읽은 느낌 ★★★★  corduroy 03.12.01



시간을 돌이켜본다면... 역할을 바꿔본다면...
세 번 되풀이되는 삼각관계에 대한 독특한 변주!

아름다운 여인 고잘. 택시운전사 남편과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던 그녀는, 가난한 구두닦이와 사랑에 빠진다.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애인을 죽이고 자신은 사형당하고 만다. 이 비극적인 결말 앞에서 영화는 의문을 제기한다. 사랑은 정해진 운명에 따르는 것일까... 만약 검은 머리 남편이 금발 애인의 입장이었다면.. 시간을 되돌려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사랑은 시간>은두 남자의 관계를 역전시키면서 이야기를 세 번 되풀이한다. 서로 다른 관점을 하나로 모아내는 기법은 단순화된 서사기범을 훌쩍 뛰어넘으며, 사랑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제시한다. 독특한 형식을 통해서, 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삼각관계의 사랑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각도로 묘사해 내는데도 성공했다.

이야기를 꿀아가는 흥미로운 캐릭터들
삼각관계 주변의 판사와 노인

고잘을 둘러싼 두 남자가 역할을 바꿔가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판사와 노인의 캐릭터도 흥미롭다. 판사는 사회적 관습에 따라 두 번의 살인데 대해 모두 사형을 선고한다. 그러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그는 판사를 그만두었다고 말한다. 판사는 사랑의 열정을 심판해야 하는 의무와 사명하고 싶은 의지 사이에서 고민했다고 고백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그의 발언은 고정된 역할을 역전시켜 보인 영화의 형식과도 흥응한다.

노인은 고잘의 데이트를 엇보며 못마땅한 기색을 보이고 외도 사실을 남편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의 끈질긴 데이트 방해공작은 웃음을 자아내며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는데... 라스트 신은 검은머리 남편의 자리에 서있던 노인의 모습을 제시하면서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사랑을 노래하는 대사, 시적인 영상,
신비롭고 때로 초현실적인 상징들

<사랑의 시간>은 고요한 공기를 가로지르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시작해서 사랑을 노래하는 대사와 시적인 영상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사형을 선고받은 남자가 “사랑을 알기 전엔 인생이 무의미했죠. 더 일찍 사랑하지 못해 후회스러워요”라고 판사를 당황하게 하는가 하면, “누군가 바다에서 얘를 기다릴 거야”라며 프라이팬 위에 올렸던 물고기를 놓아주자 이내 죽은 물고기가 바다 속으로 유유히 헤엄쳐간다. 이어지는 대사는 “사랑이 쟤를 살려준 거야”
돌이키고 싶은 시간, 되찾고 싶은 사랑을 거듭해 보여주는데는 기차가 한 몫을 한다. 매번 에피소드의 끝은 고잘의 앞을 지나는 기차 장면으로 처리되어 있으며, 마지막에서는 반대방향으로 달려가는 기차를 볼 수 있다.일반적인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고, 앞서 보아온 장면들의 의미를 뒤집어보게 하는 것이다. 영화 <사랑의 시간>은 전체적으로 고정된 것, 불변의 것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것은 신비롭고 때로 초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불륜과 두 번의 치정살인은 너무 뜨거운 소재?!
터키에서 촬영되고 5년간 상영이 금지된 화제작!

<사랑의 시간>은 단순한 삼각관계도 아닌 결혼한 여자의 외도를 다루고 있다. 외도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이나 엄격한 결혼제도에서 금지된 불륜이라는 소재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매우 파격적인 것이다. 원래 이 영화는 서로 다른 풍습과 종교를 가진 나라에서 펼쳐지는 9개의 에피소드로 기획되었다. 그러나 장소에 따라 도덕, 평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조명하고, ‘관용’ , ‘포용’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원했던 모흐센의 기획의도는 이란 내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했으며 정부는 이 영화가 “사회조화를 위협하며, 가족을 존중하지 않는데다가 외설적”이라고 비난했다.
결국 영화는 터키에서 촬영되었다. 테헤란 영화제 기간에는 수많은 청춘남녀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섰지만 이 때부터 이란 내에서는 상영금지처분을 받았다. <사랑의 시간>은 칸느 영화제에 초청받고도 필름반출을 금지당하여 칸느에서 상영되는데에도 5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던 화제작이다.



(총 1명 참여)
kisemo
기대     
2010-02-13 14:0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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