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間諜) : 적대관계에 있는 상대편의 내부에 침투하여 그 기밀을 알아내는 사람.
한반도 내 간첩 공작은 휴전시 체결된 정전협정 및 1972년 발표된 7.4 남북 공동성명에 위배되는 명백한 적대 행위다. 그러나 남과 북은 경쟁적으로 간첩 공작과 무장 병력의 침투를 자행해왔다. 1968년 이후 북한의 무장간첩 침투사례는 총 322건. 국정원은 220여명의 남파 간첩이 사살되거나 자살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남한의 경우 1952년부터 1972년까지 대략 1만 여명의 간첩을 북으로 파견했고 이중 7,726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2000년 10월 국정감사, 민주당 김성호 의원 발표). 그동안 간첩 공작을 철저히 부인해오던 남과 북은 최근 들어서야 그 존재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2000년 9월, 비전향 장기수 63인을 송환 받은 북측은 남파공작원 46인의 신병을 인도함으로써 간첩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같은 해 10월, 김성호 의원이 6.25를 전후해 파견된 공작원 366명의 명단을 공개, 남측 역시 북파 간첩의 존재를 공론화했다. 남과 북의 공작원들은 수십 년 동안 존재 자체를 은폐당한 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그렇게 체제의 희생양이 되어왔다. 북에서 남으로, 남에서 북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고향 땅에 남겨 둔 채 휴전선을 넘어야 했던 젊은 그들. 불 뿜는 총구 앞에서, 어두운 간첩선이나 차디찬 감옥에서 젊음을 산화시켰던 그들은 모두 분단 대한민국의 소중한 아들이다. 암울한 역사 속으로 몸을 던졌던 그들. 그러나 이제는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그들을 위해 우리는 지금, 이중간첩 림병호의 행적을 되새긴다.
최강의 컴백, 최강의 커플
영화 [이중간첩]의 핫이슈는 단연 한석규, 고소영이라는 최정상 배우들의 컴백. 각각 [텔미썸딩]과 [하루] 이후 오랜 휴식기를 가졌던 그들이 스크린으로 돌아온 것이다. 10여년 가까이되는 연기생활동안 스크린에서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던 한석규와 고소영. 두 톱스타의 캐스팅은 영화의 내용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많은 기대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며, 새로운 최강 커플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흥미진진한 소재, 치밀한 시나리오
[이중간첩]은 위장귀순한 이중간첩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서 시작했다. 그 후 긴장감 넘치는 플롯과 인물의 내면심리를 파고 드는 심도 깊은 이야기로 발전하였으며, 스릴러와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조화로운 차용으로 완성도와 재미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는 시나리오가 되었다. 이미 영화계 내부에서 흥미로운 소재와 탄탄한 구성이 영화 [이중간첩]의 든든한 흥행요소로 회자되고 있다.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공개되는 평양 김일성 광장
우렁찬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김일성 광장. 노동당 창건기념 열병식이 진행되고 있는 한가운데, 조선인민군 소좌 림병호가 있다. 영화는 광장을 가득 메운 압도적인 인파, 야포와 전차들의 캐터필러 등 열병식의 모든 장면을 포함한다. 방송 자료화면과 일본에서 제작한 다큐 화면을 토대로 림병호 역의 한석규를 삽입하는 방식. 이미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선보인 바 있는 이 기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화면의 카메라 앵글, 광원의 상태, 동작의 동선과 타이밍 등 모든 자료를 역추적하여 기존의 영상과 완벽히 일치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영화 [이중간첩]은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평양 김일성 광장과 열병식 모습을 공개할 것이다.
냉전시대의 완벽한 재현
영화는 림병호가 남한으로의 위장귀순을 시도하는 베를린 체크포인트 찰리에서 시작한다. 체코의 오픈 세트를 통해 재현되는 체크포인트 찰리는 냉전의 아이콘, 베를린 장벽과 함께 통일 이전 독일의 모습을 선보인다. 또 남측의 배신과 북측의 제거명령 때문에 병호와 수미가 찾은 브라질은 독재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 중이다. 다수의 엑스트라를 포함한 이 파워풀한 장면은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거기에 조선시대보다 더 재현하기 어렵다는 80년대 한국의 모습이 국가정보기관을 중심으로 재현된다. 단순히 못 살던 그때가 아닌, 첨예하게 대립하는 인물들이 맞물려 더한 무게감을 준다. 이러한 국내외를 넘나드는 완벽한 시대의 재현은 또 다른 볼거리와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