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_라센> 스즈키 코지의 원작으로 유명한 링시리즈는 최소 500만부 이상 팔려나간 소설 시리즈와 TV시리즈에 이어 영화로 제작되었다. 그 처음이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링 The Ring>과 이이다 죠지 감독의 <라센 The Spiral>이다. 이 영화들은 1998년 듀얼 무비의 형식으로 일본에서 동시 개봉되어 당시 일본 방화로는 드물게 200만에 가까운 흥행 기록을 세우며 크게 성공했는데,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링2>와 <링0>가 연이어 제작되었다.
작년 겨울 <링 오리지날>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일본의 링시리즈가 처음 선 보인 이후, 올 여름에는 다시 <링2>가 개봉되었다. 이 두 작품은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작품으로 '이 비디오를 보면 일주일 안에 죽는다'는 모티브를 가지고, 사다코의 저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전편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일주일 안에 비디오를 카피해서 남에게 보여주라'라는 해법까지는 제시되었지만, <링2>에서는 그것이 담고있는 의미나 메시지적인 측면을 소홀히 다룬 채 보다 정교한 공포 게임에만 열중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반해 원작에 충실한 <라센>은 단순히 여인의 한이라는 내용에서 보다 나 아가 전편의 고리들을 과학적으로 추적하여 DNA를 변화시키는 바이러스 즉, 인 류진화의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상상으로까지 나아간다. 이는 전편과의 연관성을 가지면서도 단순한 <링>의 속편이 아닌 다음 이야기로서의 독립적인 구성을 가 진다. '라센'에서는 인간에 대한 저주, 공포, 생태계를 파괴하는 유전자 조작, 바 이러스를 확산시키는 미디어, 인류를 배반한 부성애 등등 인간과 현대사회에 대 한 철학적인 성찰을 하도록 만든다.
이이다 죠지 감독은 TV드라마 후에 영화화된 , <환상 미드 나이트> 에서 특유의 영상감각과 인간의 심리를 탁월히 묘사하여 심리호러에 새로운 감 각을 창출한 바 있다. '라센'에서도 그러한 그의 연출력이 발휘되는데, 운명에 휘 말려 중대한 결정을 해야만 하는 남자의 정신적 고통과 사랑이 심층 깊이 표현되 어있다. 여기에 고뇌하는 안도의 모습을 훌륭히 보여준 일본 최고의 배우 사토 코이치의 연기가 가세하여 깜짝 놀래키는 공포가 아닌 불안에 의한 심리적인 공 포를 맛 볼 수 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