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혜수는 내가 생각했던 심은석” 넷플릭스 <소년심판> 홍종찬 감독 22.03.16 [인터뷰] 김혜수 명대사 '꼰대같나' 생각했지만... <소년심판> 김민석 작가 22.03.15

평점주기 ☆★★☆★★★★☆★★★★★★☆★★★★★★★★☆★★★★★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4명의 판사들이 균형 잡힌 시선으로 바라본 현재의 소년범죄 한국 시리즈 최초 소년법정을 조명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로 자극적인 뉴스의 이면에 가려진 소년범죄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단독재판, 소년보호사건이 원칙이던 기존 가정법원의 소년부를 소년형사합의부라는 부서로 새롭게 각색, 한 명의 부장판사와 두 명의 배석판사가 소년보호사건과 소년형사사건을 모두 담당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검사가 출석하지 않는 소년보호재판에서는 소년부 판사가 직접 아이들을 심문하고, 보호처분을 결정한다. 그리고 재판 이후, 소년부 판사의 또 다른 역할이 비로소 시작된다. 반사회성 소년의 환경조정과 품행교정, 건전한 성장이 목적인 소년법에 따라 소년부 판사들은 사건을 파헤치고 죄의 경중에 맞는 엄벌과 함께 처분된 환경 속에서 소년범이 잘 적응하는지, 도망을 치거나 새로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지 등 그들의 법정 밖 삶을 뒤쫓으며 현재 소년범죄의 현실을 낱낱이 들추어낸다. 재판이 끝나면 그 역할도 끝나버리는 형사, 민사 판사와 달리 재판 ‘후’의 이야기까지 확장해 소년판사와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아우른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죄에 대한 혐오와 배척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작품 역시 아니다. <소년심판>은 정해진 답이 아니라 소년범에 대한 다양한 생각할 거리와 고민거리를 던지고 질문을 남기는 작품이다. 이는 <소년심판>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신념과 주관의 판사들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다양한 시선, 다양한 의견, 처분에 있어 다양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들로 나눴다”는 김민석 작가는 오랜 취재 활동을 통해 가진 소년범들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각 캐릭터에 녹여냈다. 차가운 분노로 냉정한 판단을 내리는 심은석 판사를 필두로 심은석과는 달리 기회를 주는 건 판사밖에 없다고 말하는 차태주 판사, 현실적인 타협의 선을 찾고 법의 테두리 자체를 고민하는 강원중 판사, 소년범죄사건을 빨리 해치워야 할 숙제로 여기는 나근희 판사까지, 이들은 소년범을 향한 처분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갈등하며 시청자들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들을 바라보도록 이끈다. “자기 입장과 주관이 뚜렷한 판사들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인물들의 밀도 있는 긴장감을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했다”는 홍종찬 감독은 기존의 법정물에서 그려지는 일반적인 판사들의 역할을 뛰어넘어 그들의 면면을 세밀하게 담아냈다. 이들 각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섣불리 재단할 수 없으며 이들의 신념 모두에 수긍된다. 4인의 판사 캐릭터로 대변되는 소년범죄를 향한 균형 잡힌 시각과 이들이 던지는 다양한 질문거리들을 따라가다 보면 시청자들 역시 고정된 시선을 버린 채 새롭게 나아가야 할 우리의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신예 김민석 작가 X 베테랑 홍종찬 감독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을 우리 모두에게 던지다 <소년심판>은 신예 김민석 작가가 발견하고, 베테랑 홍종찬 감독이 길어 올린 작품이다. 검사, 변호사와 달리 미디어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판사들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품었던 김민석 작가는 의외로 다양한 분야의 판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소년부 판사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재판과 처분을 받는지, 판사들은 어떻게 재판을 준비하고 처분을 내리는지에 집중한 그는 소년형사합의부라는 극 중 새롭게 각색된 소년부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이를 위해 김민석 작가는 작품을 처음 준비하고 홍종찬 감독을 만나기까지 4년여의 시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취재를 했다. 소년원, 소년분류심사원, 6호 시설, 청소년 회복센터, 지방법원을 오가며 실제 소년법정을 경험한 이들의 자문을 토대로 현실적인 고민을 담은 이야기를 그려나갔다. 각 가정법원의 판사, 조사관, 법원 직원과 시설 관계자, 변호사들까지 50~60명가량의 인물들을 취재하며 디테일을 채웠고, 가해자, 피해자, 판사 등 소년범죄를 둘러싸고 얽히는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균형감 있게 그려갔다. [디어 마이 프렌즈], [라이프] 등으로 사회 이면을 다양하게 조명해왔던 홍종찬 감독은 <소녀심판>의 대본을 접하고 꼭 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그 역시 판사들의 사무 공간과 실제 소년부 재판에 참관하는 과정을 거쳐 탄탄한 준비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판사가 읽어주는 소년범의 이력들과 대동한 소년범의 가족, 보호자의 관계들이 보이고 그들의 삶이 상상되는데, 굉장히 많은 드라마가 재판장 안에 녹아있구나 싶었다”고 말해 소년법정에 선 소년범과 그들 주변의 이야기가 다층적으로 녹아있는 <소년심판>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무엇보다 제작진은 진정성을 담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시리즈가 지닌 의미와 행간의 메시지를 서로 공유하고 논의하길 바랐다. 배우와 제작진은 씬 바이 씬 작업을 통해 연출과 연기의 영역 구분 없이 작품 전체의 톤과 매 씬에 대한 상세한 부분까지 사전 논의하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 곳으로 기울어지지 않는 고른 시선과 작품의 함의를 세밀하게 전달하기 위한 배우와 제작진의 다각도의 노력은 <소년심판>을 한층 더 의미 있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홍종찬 감독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소년심판>이 다루는 이야기가 곧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의 가족, 이웃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소년범죄를 주제로 하지만 드라마가 지닌 깊고 폭넓은 의미가 있다”는 말로 지금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이야기, <소년심판>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촉구했다. 김민석 작가 역시 진정한 어른의 역할이 무엇이고 소년사건이 왜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인지, 인물들이 고민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 존재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   <소년심판>은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 등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연기력과 내공을 지닌 네 배우의 연기 향연이 펼쳐진다”는 홍종찬 감독의 말처럼 이들은 각기 다른 신념을 지닌 판사로 날카롭게 대립하며 강렬한 시너지를 예고한다.   매 작품 독보적인 존재감과 아우라를 발산해온 김혜수가 심은석 판사로 분해 단호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대본을 읽고 “이런 이야기가 쓰여질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이 작품이 저에게 와서 기뻤다”는 김혜수는 실제 소년법정을 참관하며 작품에 진정성 있게 다가갔다. 무엇보다 소년범에게 죄의 무게를 알려주기 위해 사건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책임을 묻는 심은석 판사의 신념을 전하고 싶었던 김혜수는 매 씬, 매 화마다 연기 표현의 수위와 밀도를 조정하며 캐릭터를 세심하게 다져나갔다. 홍종찬 감독이 “김혜수 배우는 작품 안에서 굉장히 많은 변신을 한다. 심은석이란 캐릭터를 새롭게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자신한 것처럼 김혜수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법관의 면모부터 처분을 놓고 계속되는 갈등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는 강한 신념까지 단단하게 그려내며 극을 이끈다.   선악을 넘나들며 이미지를 변주해온 김무열은 강한 처벌만이 해답이 아니라고 믿는 차태주 판사로 분해 새로운 변신을 꾀한다. 차태주 판사는 소년범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판사라고 생각하며 심은석과는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신념이 강한 판사들 사이에서 차태주만의 색깔을 지키기 위해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반대로 해야 할 땐 철저히 반대로 연기하며” 균형을 잡은 김무열은 충돌하는 관계 속에서 살아나는 인물들 간의 입체감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김혜수는 “조용함 속에서도 힘 있고 신중한 연기를 보여줬다. 김무열 배우가 차태주를 연기했기 때문에 강력한 개성을 가진 다른 판사들이 더 조화롭게 살아날 수 있었다”며 단단한 그의 내공을 칭찬했다.   어떤 캐릭터든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하며 작품에 깊이를 더하는 이성민은 22년간 소년법정을 지킨 베테랑 부장판사 강원중 역을 맡았다. 강원중은 오랜 세월 재판장에 선 경험을 토대로 한 현실주의형 판사로 마음속에 품고 있던 야망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강원중이 처해있는 현실과 그가 가지고 있는 이상 사이의 밸런스를 어떻게 잡아 나갈지 고민했다”는 이성민은 때로는 현실과 타협하는 강원중의 갈등을 다층적으로 그려냈다. 홍종찬 감독은 “이성민 배우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그라면 강원중 역할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신뢰감을 전했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의 시대상을 담을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는 것이 배우로서 반가웠다”는 이정은은 누구보다 현실적으로 법정을 운용하는 나근희 부장판사 역을 맡았다. 소년범죄를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나근희는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심은석과 사사건건 대립하며 날 선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첫 대사를 보자마자 이정은 배우가 스쳐 지나갔다”는 홍종찬 감독은 원래 남자였던 캐릭터를 수정하고 이정은을 단박에 캐스팅했다. 그의 안목을 입증하듯 이정은은 하얗게 센 머리부터 나긋한 목소리와 대비되는 단호하고 매서운 말투로 완고한 법관의 이미지를 완벽히 구축해냈다.   “신념이 다른 판사들 각자의 역할이 잘 보이면서도, 화합하고, 대립하는 면들이 유기적으로 잘 어우러졌다”는 김혜수의 말처럼 환상적인 호흡으로 완벽한 앙상블을 완성한 네 배우의 열연이 한 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소년범과 이들을 둘러싼 주변인들 현실감과 몰입감을 부르는 신예 배우들과 탄탄한 연기 내공의 조연 배우들까지 이견 없는 캐스팅 라인업   소년범죄를 둘러싼 각계각층의 이야기를 균형 있게 담아낸 <소년심판>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한다.   먼저 크고 작은 죄를 짓고 법정에 선 수많은 소년범들이 있다. “작품 속에 나오는 30~40명의 소년범을 어떻게 현실감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는 홍종찬 감독은 실제 소년법정에서 보았던 소년범들의 특징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신선한 얼굴들을 대거 캐스팅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를 비롯한 다양한 단편 영화에서 연기력을 다져온 이연, <보건교사 안은영>, <페르소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선보여온 심달기, <D.P.>, [모범택시], [호텔 델루나], <버닝>, <변산> 등 매체를 넘나들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송덕호와 홍종찬 감독이 발굴한 황현정, 김보영, 김준호까지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합류한 이들은 질문과 대화를 아끼지 않으며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들었다. 김혜수가 “전형성을 벗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충격적이다 싶을 만큼 놀랍고 신선했다”고 극찬한 이들의 가공되지 않은 연기 에너지가 법정 안팎에서 펼쳐지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더욱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충격을 배가시킨다. “각 에피소드에 생동감을 부여하는 건 소년범들을 연기한 뉴페이스다”, “매 회차 새로운 배우들의 새로운 에너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라는 김혜수, 김무열의 말처럼 폭발적인 에너지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일 신예 배우들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   여기에 관록을 지닌 베테랑 배우들이 소년범을 둘러싼 주변인으로 가세해 빈틈없이 극을 채웠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동백꽃 필 무렵], [라이브] 등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과 존재감을 발휘해온 염혜란은 청소년보호센터 센터장 오선자로 출연해 처분을 받은 이후의 소년들과 그들의 재비행을 방지하고 소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보는 또 다른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영어 교사로 시청자에게 울림을 준 이상희와 [타인은 지옥이다]의 변득종으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종환은 각각 소년형사합의부의 주영실 참여관과 고강식 형사 역을 맡아 법정 안팎에서 판사들을 지원 사격한다. 드라마 [비밀의 숲], [이태원 클라쓰], 영화 <소리도 없이> 등에서 독보적인 연기 내공을 과시해온 유재명은 강원중 판사의 야망을 실현시켜줄 엄준기 국회의원으로 출연해 호기심을 더한다. 연극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씬스틸러로 활약 중인 박옥출이 가해자의 가족으로, <D.P.>, [검은태양] 등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현봉식,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열연을 선보여왔던 이주실이 소년범의 가족으로 등장해 다양한 시선에서 소년범죄를 바라보도록 한다. 드라마 [괴물],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낸 박보경, 안정감 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일 이봄, 뮤지컬 무대에서 실력을 쌓아온 신예 강채영이 피해자의 가족과 소년범죄의 피해자로 출연해 외면할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깊은 울림으로 전달한다. “단지 저변에 있는 인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년사건이 주변 인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강렬하게 보여줬다. 시청자들도 <소년심판>이 단지 처분을 내리는 판사와 당사자인 소년범, 피해자만의 이야기는 아니구나라고 느낄 것”이라는 김혜수의 말처럼 소년범죄를 둘러싼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더 큰 감정과 생각거리를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