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배우 서갑숙의 원작 출간은 그 동안 음지에서 쉬쉬하던 성 담론을 양지의 대중들과 공유하고자 했던 그녀만의 작은 반란이었다. 당시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한 담론은 남자들만의 전유물처럼 점점 왜곡되어 부끄러운 것, 더러운 것처럼 터부시되어 왔는데 그녀가 그런 금기를 깨트렸던 것. 이후 16년이 지난 지금,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야하고 수치를 모르는 여자로 보일지도 모르는 한 여자의 인생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번 영화는 어쩌면 그녀 본인에게는 애절하고 가슴시린 사랑 이야기였을지도 모를 감정을 스크린에 담아내며 주인공의 여성 심리를 고스란히 표현해냈다는 점에 더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 ‘진희’ 역을 맡아 연기한 배우 한지은은 영화에 대해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이 봐야 하는 영화 같아요.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도 다들 하나씩 아픔이 있을 것이고 또 그 안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잖아요. 영화 속 주인공들이 특별한 삶을 산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아요. 일반적으로 사는 보통 여성의 모습을 담았어요. 그걸 공감하거나 치유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으며 영화를 따라간다면 야한 영화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전하며 이번 영화가 여자들만을 위한 영화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어 기존 파격적 멜로의 한국영화들과는 또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수 많은 영화화 제의를 고사했던 원작자인 배우 서갑숙 또한 “원작 속 서로 배려하고 아꼈던 그녀의 가슴 떨리는 사랑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기존 영화들과 다른 에로티시즘을 보여주고 싶었다” 라고 제작의도를 밝힌 장성수 감독에게 고마워했고, 그녀는 "이 영화에 내가 바로 책에 쓰고 싶어했던 생각과 마음이 그려져 있다"라며 이번 영화의 제작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장성수 감독은 예비 관객들에 대해 “사랑의 섬세한 감정들을 공감하면 좋겠다. 각자가 영화를 보고 난 후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남녀의 관계에 있어서 사랑을 나누는 것이 충분히 아름답고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라는 것을 중점적으로 촬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