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개발을 위해 포르노 유통산업에 나선 사람들 그들이 벌이는 에로틱 불량 코미디 탄생!
영화 <섹거비>는 1990년대 중반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진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에로비디오를 찍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에로틱 불량 코미디이다. 연출을 맡은 봉만대감독은 ‘작가주의 에로감독’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2003년 극장용 상업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과 공포영화 <신데렐라> TV 드라마 <동상이몽> <TV 방자전>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온 실력파 감독이다.
최근 스마트 폰을 활용해 단편과 장편 영화를 만들며 한국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봉만대감독은 <맛섹사>를 끝내고 그동안 상업 영화를 하면서 변질되거나 변화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고민속에 보다 독립적 태도와 자기 안에서 자유를 갈구해보고 싶은 작품이 없을까 생각끝에 청계 고가 도로가 역사적으로 사라지고 아울러 서울의 대표적 건물인 청계천 세운상가의 교각이 두 개가 남은 것을 보면서 <섹거비>를 떠올렸다.
과거 세운상가를 통해 포르노를 보며 육체적 나른함을 주었던 그 당시의 추억과 거짓말 처럼 퍼져 있던 청계천에 대한 루머를 소재로 우리가 기억하는 세운상가에서 포르노를 봤던 허와 실 그리고 그곳에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떠올라서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라는 제목을 짓고 한발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자주국방과 부국강병을 위해 핵 개발이 필요했고 그 자금을 모으기 위해 불법 비디오 테입을 유통 했다는 상상이 더해져 독특하고 에로틱한 불량 코미디를 만들어 내었다.
<간기남>, <은교> ,<돈의 맛> <후궁: 제왕의 첩> 그리고 <섹거비> 2012년 대한민국 영화가 뜨겁다!
2011년 한국영화는 소설과 실화를 바탕에 둔 영화들이 제작 붐을 이루었다. <글러브> <도가니> <완득이> <퍼펙트 게임> <부러진 화살> <화차> 등 남녀 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감동과 웃음을 주던 영화들이 관객들을 끌어들였다면 2012년 상반기 한국영화는 성과 사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의 욕망을 다룬 영화들이 대거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화제의 작품은 ‘간통’과 ‘살인’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 <간기남>을 비롯해 17살 소녀와 70대 시인의 사랑을 그린 <은교>와 상류사회 사람들이 벌이는 욕정과 재력을 탐하는 이야기 <돈의 맛> 권력과 사랑으로 벌거벗은 조선시대 왕의 이야기 <후궁: 제왕의 첩> 그리고 그 대미를 장식할 작품이 바로 <섹거비>이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라는 다소 파격적인 제목을 가진 <간기남>부터 <후궁: 제왕의 첩> 등 이른바 19금 영화들이 2012년을 맞아 대거 쏟아진 이유는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라는 점과 인간 관계를 앞세워 욕망과 탐욕에 관한 이야기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었으며 아울러 다양한 연령층이 볼 수 있는 할리우드 대작에 맞서기 보다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성인 관객을 대상으로 틈새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 흥행과 직결되면서 많은 작품들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섹거비>는 비디오 기기의 대량 보급으로 안방 문화시대를 열며 8,90년대 성행했던 에로비디오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추억하고 아울러 인터넷, 모바일 시대를 맞아 지금은 사라진 에로 영화의 현실을 블랙 코미디로 담아내 성인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독특한 캐릭터들이 벌이는 화끈한 베드씬 명품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 앙상블!
영화 <섹거비>는 이무생, 고수희, 티나, 심재균, 배한성, 이무영 감독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봉만대 감독은 캐스팅 당시 너무 알려진 배우들이 나와서 극의 형식에 맞는 연기를 하는 것 보다 어느 정도 연기력이 갖춰진 인물들이 나오면 리얼리티가 더 살것으로 보여 이들을 캐스팅 했다고 밝혔다.
영화 <써니> <친절한 금자씨> 등에서 강렬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고수희는 불법 비디오 테이프를 유통하는 다방 여자 ‘형수’역을 맡았다. 어둡고 음침한 동네 다방의 마담을 연상시키는 자연스러운 외모와 거짓말 같은 청계천의 전설을 재미있게 늘어 놓으며 극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준다. 다방여자 형수에게 에로 비디오를 공급하는 감독역에는 영화 <방과후 옥상> <불꽃처럼 나비처럼> <거북이 달린다> <해결사> 등에서 이름과 얼굴을 알린 이무생이 주인공 경태역에 캐스팅 되어 밑 바닥 인생의 전형을 보여준다.
<맥가이버> <형사 가제트>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외화 드라마의 더빙에 참여하여 대한민국 성우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배한성은 바바리 코트 깃을 세우며 중저음의 목소리로 과거 안기부에서 핵개발을 담당하는 팀장역으로 나와 목소리 출연이 아닌 연기자로 나서 합격점을 얻었다. 영화 <휴머니스트> <아버지와 마리아와 나> 등 신선한 감각과 독특한 스토리 구조를 통해 충무로의 이야기 꾼이자 방송 진행자, 연기자 등 다방면에 걸쳐 활약하고 있는 멀티 플레이어 이무영감독은 핵개발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는 청계천의 전설적인 인물 개천을 맡아 카리스마를 선사한다.
또한, 2001년 슈퍼모델 출신 티나가 에로영화 한편을 찍어 한국을 떠나 마카오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려는 주리역을 맡아 실제 에로 영화 배우 이상의 섹시미를 보여준다. 슈퍼 모델 출신 답게 171센치미터의 우아한 기럭지에서 나오는 유연성과 풍만한 볼륨감은 뭇 남성들의 애간장을 녹이며 화끈한 볼거리를 안겨준다.
스마트 폰을 활용해 1990년대의 거칠고 낡은 느낌과 은밀한 에로 현장을 담아냈다!
2012년 제 1회 Olleh 롯데 스마트폰영화제 심사위원이자 지난해 10월 열린 ‘아이폰 4 필름페스티벌’ 을 통해 스마트 폰의 선구자로 나선 봉만대감독은 <섹거비>에서 약 30%의 장면을 스마트 폰에 담아 냈다고 밝혔다. 아이폰 4가 주는 원색적인 색감이나 노출환경에 따라 가변프레임이 변하는 방식에 착안해 이번 작품에서 촬영하게 되었다는 봉만대감독은 이 작품이 저 예산이다 보니 아이폰 4가 그런 부분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고 한다.
특히 자동차 질주 장면에서 속도감을 주고 싶었는데 아이폰을 땅바닥에 놓고 그 위를 차가 질주해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러브신 찍을 때 가장 많이 사용이됐는데 봉만대감독은 요즈음은 촬영장비가 너무 좋아져서 90년대에 사용되었던 캠코더 방식의 카메라가 필요했다고 한다. 카메라에 비디오 테이프를 넣고 찍던 시대의 영상 질감이 오히려 스마트 폰과 유사했다고 한다. 아이폰 4의 특성은 어플리케이션을 적용하지 않으면 자기 마음대로 색깔도 변하고 가변프레임이 작용한다. 그래서 이것을 캠코더 역할로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러브신 모든 장면에서 사용하였고 거친 느낌을 얻어 낼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여관방에서 삼삼오오 친구들과 낡은 화면의 포르노 테이프를 보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 셋트보다 더 셋트 같았던 청계천 대림상가에서 1996년을 담아내다
실제 청계천 세운상가 장면은 지금의 대림상가에서 촬영 되었다. 다방, 만화방은 특별히 미술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90년대 중반의 분위기를 잘 갖춰 있었다. 봉만대감독이 원했던 만화방의 이미지는 수유리의 한 만화가게인데 그곳은 영화에 나오는 만화가게보다 더 음침하고 땅바닥도 시멘트가 아닌 흙이었고 의자도 나무로 대충 만든 그런 곳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만화가게도 많지 않았고 예산이 적다 보니 미술에 신경을 쓸 수가 없어서 거의 발 품을 판 영화였다고 한다.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바닷가 장면은 속초 지나 간성부근 에서 촬영되었는데 전방지역이다 보니 군부대가 많아서 촬영 협조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야간 촬영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하에서 어렵게 로케이션을 진행 한 촬영 당일은 꽃샘 추위가 엄습한 3월이라 바람도 쌨고 심지어 언덕 위에 세워 났던 봉고차가 밑으로 구를 정도로 돌풍이 불어 힘들었다고 한다. 특히 알몸의 티나는 추워 죽겠다며 빨리 찍자고 해서 배우와 스텝들이 애를 먹었다고 한다.
마지막 논두렁 장면 원 씬, 원 컷으로 최고의 씬으로 기억되다!
마지막 논두렁 장면은 원래 대본에서는 올 누드가 나오는 장면이 아니었다. 촬영을 가는 차안에서 뭔가 쇼킹은 아니더라도 주리역의 티나한테 마지막에 무언가 포인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주요 노출 부위에 공사를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데 보여주려고 촬영하는게 아니니까 한번 해보자고 제안을 했는데 선뜻 올 누드로 촬영하겠다며 수락을 했다. 하지만 그날 속초에서 촬영 후 바로 서울에 가서 다방 장면을 찍어야 하는 스케즐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전투적으로 촬영을 했다고한다. 샤워시설이 갖추어 지지 않은 환경에서 원 씬 원 컷으로 찍고 싶다고 생각한 봉만대감독의 말에 배우들이 서로 합을 맞추며 연습을 하고 찍었는데 다행이 7분이 넘는 장면을 원 씬 원 컷으로 한 번 만에 찍을 수 있었고 감독 자신도 가장 좋아하는 씬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논두렁 장면을 통해 봉만대감독은 철저히 조직을 신봉하는 놈과 여기서 뭔가 해결책을 가져가야 하는 놈 그리고 에로 영화 한편을 찍어서 어떡하든 마카오에 가야 하는 여자, 이들이 마지막에 모든 게 엉켜버리는 그 과정을 원 씬 원 컷으로 담아냈는데 잘 찍혀서 만족했다고 한다. 또한 극중 경태가 도로 위를 걸어가다가 신발 끈이 풀려 미끄러져 넘어지는 장면은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관객들이 그 장면을 의미있게 볼지는 모르겠지만 심혈을 기울여 촬영한 장면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