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덤불 속의 재]로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인 '앙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 공식 초청되면서 애니메이션의 불모지였던 한국에 처음으로 세계의 관심을 쏠리게 했던 이성강 감독. 95년 데뷔 이후, 그가 발표한 모든 애니메이션들은 국내외 영화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신비로운 색감과 시적인 스토리의 감성이 장점인 이성강 감독의 첫 장편 [마리 이야기]는 그런 면에서 더욱 각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기획 단계에서 99년 SICAF 문화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한 [마리 이야기]의 이채로운 출발이 바로 그 예. 또한 [월레스 앤 그로밋]을 배급한 셀룰로이드 드림, 유럽 영화 최고의 배급사중 하나인 카날 플러스, [쉬리]를 배급한 일본의 시네콰논과 일본 최대 상업 방송국인 TBS등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명해 와 국내의 관심 이전에 해외의 시선부터 받아온 세계적인 화제작이다.
사랑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위하여... '마리'의 의미
[마리 이야기]는 열 두 산 소년 남우가 환상의 소녀 '마리'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동화같은 이야기다. '마리'의 이름이 가지는 의미는 흔히 우리가 '한 마리, 두 마리'라고 지칭하는 단위 수. 생명의 근원인 '머리'에서 유래된 '마리'는 인간과 동물을 불문하고 모든 종류의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통칭이다. '명'이 사람에만 제한된 단어인데 반해 훨씬 더 포괄적이고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생명을 인간에만 제한시키지 않고 일체의 편견을 벗어난 사랑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보다 더 사실적인 사람들... 캐릭터 완벽주의
[마리 이야기]는 주인공 소년 남우의 현실과 그가 만나는 환상의 세계가 교차하는 이야기다. 남우는 무수히 많은 환상의 친구들을 만나지만 현실 속의 사람... [마리 이야기]는 환타지 애니메이션으로서 표현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동시에 현실을 담아내는 완벽한 리얼리티를 추구한다. 따라서 남우와 그를 둘러싼 캐릭터들의 작업에 들어감에 앞서, 실제로 영화 속 인물들의 특징과 흡사한 일반인 10여명을 선정해 그들의 일상 생활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그들의 말하고 웃고 식사하는 것, 걸어 다니는 것 등 모든 동작들을 영사으로 담아내 그것을 토대로 캐릭터를 작업화하는 '캐릭터 완벽주의'를 펼쳐낸다.
세계 최초의 시도... 8개 분야별 전문 소프트웨어의 결합
애니메이션의 제작은 셀로 제작된 그림을 스캔하여 컴퓨터로 채색하는 페인팅 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작업을 위해 개발된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전 공정을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 관례. 그러나 이처럼 단일화된 소프트웨어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경우 기존의 표현방식들을 고수하게 되어 다양한 시도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리 이야기]는 애니메이션의 각 공정별로 별도의 전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최상화'시키고 있다. 채색, 캐릭터, 원화, 동화, 3D배경, 3D특수효과, 2D배경, 2D특수효과 등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등 시각 기술 분야 전반에서 최첨단을 걷고 있는 소프트웨어들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최고의 기술'을 창조해낸 것. 이는 많은 인력과 시간,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기에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세계 최초의 시도이다. 월트 디즈니 조차도 자체에서 개발한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뿐 각 분야의 첨단 소프트웨어를 결합시키지는 못했다고 한다.
100% 부드러운 고속으로 구성된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와 달리 동작의 과장이 심하다. 그러한 동작들은 정서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과격하게 와 닿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마리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전체의 동작을 곡선으로 처리해 모든 인물의 느낌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표현해 관객들로 하여금 이야기 속에 빠져들고 매혹되게 한다. [마리 이야기]는 곡선의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 모든 인물과 배경들의 먹선을 지우고 윤곽만 남기는 별도의 작업을 시도했다. 그 결과 캐릭터들은 배경와 완벽하게 밀착되었고 각 캐릭터들의 곡선 움직임들도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파스텔로 채색된 세상을 만난다.
[마리 이야기]가 시선을 끄는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색. 일본 애니메이션을 비롯 액션 위주의 애니메이션들에서 주로 선보이는 자극적인 원색들을 일체 배제하고 이성강 감독 스스로가 색상표에서 꼼꼼하게 조합해낸 파스텔 색조들로 영상을 채색한 것. 애니메이션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괄적으로 색을 지정하는 데 반해 [마리 이야기]는 각 프레임마다 스탭들의 토론을 거쳐 일일이 색을 입혔다. 청회색, 녹회색, 황회색 등 잿빛을 기조로 하여 파스텔의 음영을 덧입힌 환상적인 색깔들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색의 향연으로 관객들을 초대할 것이다.
인상파 화가의 빛을 영상에 담다... '사물'이 아닌 '느낌'이 드러나는 빛
[마리 이야기]는 3D작업을 통해 실사영화에서 조명을 설치하듯 입체적인 조명을 구현한다. 비오는 날, 맑은 날 등 장면의 느낌에 맞게 빛을 모으거나 퍼뜨리고 주인공의 감정 상태에 따라 한 낮에 달빛의 느낌을 삽입시키기도 하고, 물 속에 투과되는 빛을 청자색으로 표현해내는 등 색감과 정도, 깊이에 있어 마법같은 느낌을 안겨준다. [마리 이야기] 스탭들이 빛을 탄생시키는 데 영감을 부여한 것은 인상파 화가의 그림. 고흐가 '자화상'에서 그늘진 부분을 청색으로 표현한 것과 같이 주관적 감각을 통해 사물이 드러나는 방식의 빛이 아니라 느낌이 드러나는 빛을 추구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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