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의 영화에 대한 삼엄한 검열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의 안좋은 모습, 낙후된 모습들을 주로 다뤄오던 지하전영 감독들은 정부의 심한 제재에 의해 말 그대로 지하에서만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었고, 덕분에 중국 내에서 정식 상영의 기회는 잡기 어려웠다. 따라서 시골 소시민들의 삶을 통해 급변하는 중국사회의 가려진 이면을 주로 다뤄오던 지아장커의 영화들은 주로 해외 영화제를 통해 인정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200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급속한 도시화가 이뤄지고 있는 베이징으로 시선을 돌린 지아장커 감독은 외래인구의 유입과 그들이 겪는 문제점들을 인식, 그들에 대한 영화 <세계>를 만들게 되었다. 화려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만큼 <세계>는 기존의 영화들과는 달리 좀 더 대중적이며 스케일은 커졌고, 한편으로는 작가적 주제의식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는 최초로 그의 영화를 공식 상영했고, 이로써 지아장커는 중국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이며 안팎으로 인정받는 거장으로서 한 발 더 나아가게 되었다.
지아장커 감독은 '지하 전영(地下 電影)'이라 불리는 중국 독립영화의 대표 주자다. 홍콩과 중국의 민간 자본 6만 달러를 가지고 만든 영화 <소무>로 주목을 받은 후 여러 제재 속에서도 중국 안과 밖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무(1997)로 화려한 데뷔를 한 그는 이후 <플랫폼>(2000), <임소요>(2002)를 선보이며 중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부상했으며 2004년 <세계>로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되었고, 2006년 <스틸 라이프>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게 됐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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