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녀(1969, A Touch of Zen / 俠女)
[협녀]는 호금전의 이름을 전 세계에 떨친 걸작으로 깐느 영화제 기술공헌상을 수상했으며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중국 경극의 전통을 이어받은 [협녀]에서는 공간과 움직임의 아름다움이 생생히 살아난다. 중국의 예술, 사상, 전통과 호금전의 교양이 집약된 [협녀]는 무술을 매개로 중국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걸작이다. 서극의 [촉산]부터 이안의 [와호장룡]까지 수많은 영화들이 협녀의 영향아래 있다.
[협녀]의 원작은 중국 송나라때의 선비 포송령의 [요재지이] 중 [협녀]편이다. 어머니와 함께 사는 가난한 서생은 폐가에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름다운 여인을 알게 되고 그녀를 성심껏 돕는다. 정체를 알 수 없으며 행동도 이상한 이 여인은 서생의 아이를 낳아주고 부모의 복수를 끝낸 뒤 사라진다. 이 단순하고 기묘한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을 움직이는 것은 복수와 보은이며 불교적인 요소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이 불교에 귀의하는 결말을 가졌고, 영화 자체가 불교적 세계관에 기초한 호금전의 [협녀]는 원작과 많이 다르다.
[협녀]의 역사적 배경은 중국 명나라 시대다. 명왕조는 중국 역사를 모두 통틀어 무능한 황제들이 가장 많이 나왔던 시기로 꼽힌다. 조정에서는 환관들의 세력이 아주 강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게슈타포와 흡사한 비밀 첩보조직을 만들어 반대파를 탄압했다. [협녀]에서 등장하는 동림당 사건은 1624년, 당대 환관세력의 거두 위충현이 동림당이라 불리는 일군의 학자들을 대거 처형했던 사건을 말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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