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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쥬(2000, Suzhou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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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익사한 연인 얘기는 정말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거 같다.. ★★★☆  inferior1004 07.05.22
사랑을 담아내다 ★★★★☆  girada 04.06.14



만남의 설레임에서 이별, 그리고 재회까지...'훔쳐보기'가 안내하는 특별한 영화의 시선

  영화 [수쥬]는 두 쌍의 연인들이 만나고 설레임을 느끼며 이별하게 되는 사랑의 전 과정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두 쌍의 사랑은 대비되거나 병렬되지 않는다. 과거의 사랑이 현재로 침입하고 현재의 사랑은 과거에 영향을 받는 오묘한 관계가 계속된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들은 놀랍게도 얼굴조차 보여지지 않는 주인공의 1인칭 서술이다.
  대담하게도 [수쥬]의 사랑은 '훔쳐보기'로 이어진다. 비디오 촬영기사인 '나'는 주인공이며 영화의 서술자이다. 우리는 그의 카메라를 통해 인물들을 보고 풍경을 본다. 그리고 그가 카메라를 비추지 않는 순간엔 우리는 그의 머리 속으로 들어가 그와 상상을 공유한다. 모든 영화는 그가 본 것, 그가 들은 것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마치 옛날 이야기를 전하듯 마르다의 사랑 이야기를 전하는 화자의 어조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마르다의 사랑에 감정을 싣게 된다.
  영화가 진행되면 관객은 혼동하게 된다. 주인공은 누구인가? 주인공은 감독인가? 그렇다면 이것은 감독의 이야기인가? 주인공이 들었다는 마르다의 이야기는 어디서부터가 사실일까? 주인공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사실은 없을까? 관객은 끊임없이 영화 속 내러티브에 개입하게 된다.
  그것은 마치 영화를 찍는 과정에 관한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종종 보여졌던 영화 속 영화나 영화 현장을 보여주는 영화를 넘어서서 [수쥬]는 카메라를 잡은 사람과 그 보여지는 대상, 그리고 그것을 보게 되는 관객의 미묘한 감정 관계를 깊이 파고 들어간다.


중국 6세대 미학의 선두 주자, 세계가 주목하는 포스트 뉴웨이브 스타일

  장이모우, 첸 카이거 등의 5세대 감독들이 서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중국적 소재들로 영화제 트로피를 앞세워 타협했다면, 56회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한 [17년후]의 장위엔을 위시하여 57회 베니스 영화제 폐막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플랫폼]의 감독 지아 장커. [우체부]의 허이. [월식]의 왕 취엔안, 토론토 영화제 관객사을 수상한 [샤워]의 장양. 로테르담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수쥬]의 로우 예 등 90년대 이후 등장한 6세대 감독들은 정부에 대해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고 해외에서 제작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문화혁명의 틈바구니에서 출발했던 5세대의 지극히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영화관은 1989년 천안문 사태에서 출발한 급진적이고 대담한 6세대에 리더의 바톤을 넘겨주고 있다. 이들 6세대 감독군들은 대부분 북경 영화 아카데미 출신이면서 언더그라운드 록 뮤지션, 비주얼 아티스트, 디지털 작가 등의 출신으로 다양한 문화 환경 속에서 중국 사회의 개방 열기 속에 성장했다. 그들의 영화는 대부분 독립 영화 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대개가 중국내 개봉을 이루지 못하는 '지하전영' 영화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들은 5세대의 영화들처럼 전통 의상과 역사의 무대에 가려져 있지 않으며 다양한 주제와 감각으로 해외 영화제와 마켓을 수놓으며 21세기 세계 영화계의 또 다른 주류를 구성하고 있다.

  영화 [수쥬]는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고, 제5회 부산 국제 영화제 '아시아의 창' 부분에 초청되었으며,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가 주관하는 영화제인 제 1회 Tokyo Filmex에 경쟁작으로 선정되었다. [수쥬]는 칸느와 베를린 영화 마켓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였으며, 미국, 프랑스, 일본, 홍콩을 포함한 주요 국가 30개국에 수출되었다. [수쥬]의 이례적인 성공으로 로우 예는 중국 6세대의 기수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는 곧 21세기 중국 영화의 미학을 대표할 감독의 한 사람이라는 칭호와도 연결된다. 6세대는 이제 중국 미학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총 1명 참여)
kisemo
기대     
2010-02-22 16:0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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