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몽(1936, Sweet Dream / Mimong)
<미몽>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영화이며 6번째 발성영화이다. 아직 녹음기술은 완성되지 못했지만 대사와 음향효과를 이용한 편집방식을 도입하는 세련미가 돋보인다. 주인공 애순은 옛 사람의 소박함을 기대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녀는 돈과 육체적인 욕망을 쫓아 가정을 버리고 호텔에서의 안락한 생활을 제공하는 애인을 선택한다. 그리고 애인이 무일푼의 사기꾼임을 깨닫자 경찰에게 신고하고 화려한 무용수를 쫓아 다시 떠난다. 물론 이 당돌한 여성도 그녀의 욕망에 대한 처벌을 피해갈 수는 없었지만, 한국영화계의 여성이 정절과 모성으로 획일화되기 이전의 여성상을 만나는 것은 신선하다. 그러나, <미몽>의 매력은 희귀한 여성상에 그치지 않고 사료적 가치로 확장된다. 30년대 중반, 백화점과 기차역, 다방과 호텔과 같은 도시 생활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다. 게다가, 분단 이후, “북에는 최승희, 남에는 조택원”이라 불릴 만큼 무용수로 명성을 높였던 조택원의 춤사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일제시기 최고의 여배우로 꼽혔던 문예봉이 이 당돌한 여성을 마냥 비난할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조영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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