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는 사랑이 찾아오는 설레임을, <봄날은 간다>에서는 영원할 것 같은 사랑이 변해가는 과정을 그렸던 허진호 감독이 다시 사랑의 시간을 준비한다. 이번에는, 절대로 사랑 같은 건 시작될 것 같지 않은 절망의 시간에, 다시 시작되고야 마는 사랑이다. 일상적이면서도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허진호 감독, 그의 세 번째 사랑, <외출>은 위험하고 애절하다.
<외출>은 배우자의 사고와 배신을 한꺼번에 경험하고 삶의 균형을 잃어버리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분노와 당혹감에 휩싸이고 절망 속에서 방황하지만 예고 없는 사랑은 시작되고, 두 사람은 그 사랑 앞에 망설이고 또 아파한다. 남과 여는, 새벽의 텅 빈 수술실 복도에서 처음 만난다. 배우자들의 교통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두 사람은, 남자의 아내와 여자의 남편이 ‘불륜’ 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서로를 경계하다가 조금씩 조금씩 그들이 같은 슬픔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된다...
전작에서 ‘사진’과 ‘소리’로 과거의 어떤 순간을 포착하려는 직업을 매개로 이야기했던 허진호 감독은 <외출>에서, 어떤 ‘특별한 상황’에 놓인 남녀를 통해 사랑을 이야기한다. 이렇게, <외출>은 이전의 허진호 감독의 영화와 같고도 또 다르다. 결혼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그 특별한 상황 때문에 감정의 폭이 커지고, 그리고 인물들을 바라보는 카메라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위태로운 사랑의 남녀는, 배용준과 손예진이다. 배용준은 아내의 사고를 통해 아내의 불륜마저 알아버리는 슬픈 남자, ‘인수’다. 허진호 감독은 부드러움과 강함이라는 두 이미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배용준의 매력으로 꼽았다. 그것은 가슴 아픈 사연으로 시작되었지만 숨겨지지 않는 사랑의 설레임을 표현하는 데에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팬들을 설레게 했던 그의 부드러운 미소에, 이제 배우자의 배신이라는 쓸쓸한 남자의 아픔이 덧칠해지면서 그의 새로운 매력이 시작된다.
손예진은 새벽의 텅 빈 수술실 복도에서 눈물을 흘리는 슬픈 여자, ‘서영’ 이다. <연애소설>부터 <내머리속의 지우개>까지 눈물샘을 자극해왔던 그녀는, 여러 가지 색깔의 사랑을 표현해내는 것이 흥미롭다고 밝혔다. 커다란 눈망울을 보기만 해도 눈물이 떠오르는 여자, 손예진은 꼭 안아주고 싶은 가련함을 같이 지녔다. 한없이 맑으면서도 한없이 가련한 그녀, 이제 손예진은 <외출>을 통해 지금보다 더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멜러 퀸’의 타이틀에 손색없는 여배우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허진호 감독은 전작들을 통해, 배우들에게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실감나는 모습들을 끌어내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왔다. 그것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의 사랑이야기를 눈여겨보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한석규 & 심은하,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 & 이영애가 그런 것처럼 <외출>의 배용준 & 손예진, 역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잊혀지지 않을 사랑으로 기억될 것이다.
최고의 화제작, 아시아가 기다린다. 일본과 홍콩에서 개봉되어 평단과 흥행 양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 한류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배용준. 이 두 사람의 결합만으로도 <외출>은 이미 2005년 최고의 화제작이다. 여기에 아시아 관객에게 인지도가 높은 손예진이 결합하면서 <외출>은 범아시아 프로젝트라고 불리기에 손색없는 최상의 앙상블 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출>은 지난 가을부터 아시아 지역 배급사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하였고 최근 마침내 아시아 지역 파트너를 확정지었다. 구매 열기가 특히 높았던 일본 배급은 굴지의 7개 배급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가운데 Universal Japan으로 확정되었다. 이어 홍콩 배급은 Golden Scene, 싱가폴과 말레이시아 배급은 Encore Film이 그리고 대만 배급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배급을 맡았던 Spring International로 최종 결정되었다. 그 외 아시아 국가들과도 막바지 협상 중에 있다.
<외출>은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아시아 동시 개봉을 추진 중이다. 이는 최초라는 것 이외에도 다른 의미를 가진다. 아시아 지역 내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반면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점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불법 유통 DVD와 인터넷상의 불법 다운로드의 성행에 대한 대처안이기도 하다. <외출>은 본격적인 해외시장을 겨냥한 배급‧마케팅 전략으로 좋은 선례를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외출>을 위해 준비된 거대한 세트, 삼척 인공의 느낌이 최대한 배제된 실제 공간과 그곳에 있을 법한 인물들을 그려내는 허진호 감독의 스타일은 <외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두 남녀가 만나고 부딪히게 될 '실제하는 낯선 도시‘를 찾아 전국의 모든 병원과 도시를 찾아다닌 제작팀. 그 끝에 만난 삼척은 마치 영화 <외출>을 위해 지어진 거대한 세트였다. 인물들이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묘한 분위기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구조의 낡은 병원, 영화 속 그대로 병원 옆에 자리한 작은 모텔. 모텔을 지나면 관동 8경 중 하나인 죽서루와 기둥 없이 지어진 오래된 카페가 있다. 그리고 고즈넉한 거리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적막감까지 허진호 감독이 <외출>을 위해 생각했던 모든 것이 이미 삼척에 준비되어 있었다.
삼척시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진행되는 있는 <외출>의 촬영지는 '관광특별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최초 프로젝트, 실제 공연과 영화의 만남 <외출>의 클라이막스는 야외 콘서트 장면이다. 이를 준비하던 제작진은 영화 음악전문 프로덕션, M&F에서 기획하는 대규모 야외 콘서트를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구상을 하게 된다. 그것은 실제 콘서트 현장에서 영화를 찍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 영화 최초의 시도일 뿐 아니라 콘서트와 영화 모두에게 의의를 가진다. 콘서트 관객은 아시아 최고의 기대작 <외출>의 촬영 현장을 직접 경험하며 엑스트라의 기회를 가지고, 또 영화는 리얼한 콘서트 현장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관객들의 환호성, 국내 최고 라이브 가수들의 열띤 공연, 그리고 거짓말처럼 내리기 시작하는 봄눈.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국 영화에 오래도록 기억될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최고의 스탭, 한자리에 모이다. <외출>에 대한 기대감은 감독과 배우에만 그치지 않는다. <장화,홍련>으로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이며 주목 받는 이모개 촬영 감독, 신선한 감각으로 스크린을 물들이는 빛의 마술사 오승철 조명 감독, 매혹적인 미장센을 탄생시켰던 <스캔들>의 박상훈 미술 감독, 그리고 한국 영화 음악계의 정점, 조성우 음악 감독까지, 모두 <외출>에 대한 기대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인물에게 가까이 다가갈 카메라와 모던한 자연광으로 인물들의 감정을 담아낼 빛, 낡은 느낌으로 인물의 정서를 대변할 삼척의 공간 그리고 때론 서정적으로 때론 강렬한 음악으로 인물의 감정과 관계를 배가시킬 음악. 이 모든 어우러짐 속에 허진호 감독의 연출력과 배용준, 손예진 두 배우의 연기가 녹아들 영화 <외출>은 2005년 최고의 멜러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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