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당시 열 세살이었던 사랑스러운 소녀 마리나 골바하리.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출신. 1989년생. 마리나의 프로필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사실 마리나의 가족들조차 그녀의 정확한 생년월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마리나가 처음 세디그 바르막 감독의 눈에 띄었을 때 그녀는 추운 밤거리를 배회하며 가족의 생계를 위해 구걸을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탈레반의 고문으로 인해 다리를 못 쓰게 된 5살 때부터 길거리에서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구걸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꾸려 왔던 것.
영화는 물론 TV가 뭔지도 몰랐던 수줍은 소녀 마리나는 <천상의 소녀> 촬영 중 가족에게 먹을 것과 연료가 주어진 덕분에, 가족이 반년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을 출연료로 모을 수 있었다. 그녀로서는 이것이 동냥이 아닌 첫번째 수입이었다고 한다.
영화의 공동 제작자인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한 인터뷰에서 비전문 배우 캐스팅의 성공 사례로 마리나를 들기도 했다. 그가 ‘우리가 담고 싶었던 바로 그 캐릭터’라고 극찬한 마리나는 큰 눈망울에 원망과 두려움을 담아 완벽한 오사마가 되었다.
이 영화의 출연을 계기로 NHK 나오후미 나카무라 감독에 의해 마리나 골바하리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천상의 소녀> 이후에는 아프간의 젊은 감독 모하마드 보마윤 바이즈의 단편 이케니에(제 5회 NHK 아시아 필름 페스티벌에서 상영)에 출연하였고, 영화 출연을 계기로 도움을 받게 되어, 현재는 시설을 통해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