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00km... 그것은 생존이며 위대한 도전이다.
철새들의 이동은 삶을 위한 비행이다. 철새들은 자신들에게 살기 적당한 온도와 습도, 먹이를 찾아 이동한다. 그들 스스로가 살아갈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새들에게 여행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수천년 전부터 지켜온 오랜 숙명을 단 한번도 거스르지 않았다.
평화로운 호숫가 근처, 한가롭게 쉬고 있던 기러기 한 무리가 사람의 인기척을 느끼고 하늘로 힘껏 날아오른다. 그가운데 한 마리가 낚시 그물에 발이 걸려 날지 못하고 퍼덕거린다. 그때 아이가 달려와 낚시 그물을 끊어 주고, 비로소 몸이 자유로워진 기러기는 다리에 훈장처럼 파란 낚시 그물을 매달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다른 한편에선 검은목 두루미와 흑기러기, 백황새, 북극 제비갈매기, 흰펠리칸들이 이동을 시작한다. 그들은 물위를 힘껏 박차고 날아올라 숲과 호수를 거쳐 에펠탑과 자유의 여신상, 뉴욕 무역센터, 중국의 만리장성을 내려다보며 비행한다.
중간 기착지에서 그들은 새끼를 낳으며, 새끼들은 짧은 기간에 비행하는 법을 배워 무리에 합류한다. 때로는 악천후를, 때로는 덮쳐오는 피로에 맞설 뿐만 아니라 무리에서 떨어져 외로운 비행에 부딪칠 때도 그들은 정해진 항로와 정거장을 이탈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새들의 '귀환의 약속'은 어김없이 지켜진다.
낚시 그물이 발에 걸린 기러기 역시 이 길고 힘든 여정을 마치고 다시 처음의 호수로 돌아온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계절이 바뀌면 창공은 다시 분주해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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