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주기 ☆★★☆★★★★☆★★★★★★☆★★★★★★★★☆★★★★★

해고노동자 재복은 정리해고무효소송에서 최종 패소하자 동료들과 함께 열흘간의 휴가를 갖는다. 오랜만에 돌아간 집에서 만난 두 딸들은 아빠가 낯설고 어색하다. 그럼에도 큰 딸은 자신의 대학 입학금을 부탁하고 재복은 돈을 구하기 위해 친구의 작업장에서 단기로 일을 한다. 하지만 그곳조차 재복에겐 노동권 유린의 현장이다. 결국 짧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간 농성장에서 그는 다시 투쟁을 이어간다. 콜트콜텍 사태 이후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며 문화운동을 펼쳐갔던 이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단순한 서사 구조 속에 심겨진 인물들의 삶에 대한 애환은 절대 픽션으로 소비되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다. 언론을 통해 가시화된 표면적 사건보다 더 중요한 존재의 가치, 그리고 존엄성을 서사화한 기록들이기 때문이다. (이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