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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다이아몬드(2004, The Dark Diamond)





  보름달이 뜨기 전 저주를 풀지 않으면 목숨을 잃는다. 공포영화의 소재일 이 이야기를 <희한한 다이아몬드>는 유머와 무한한 상상력의 융단 폭격으로 풀어간다. 저주를 풀기 위해 중세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들의 여정은 시장 통처럼 소란스러운 슬랩스틱 코미디로 그려진다. 내러티브상의 허술함과 비논리적인 비약, 캐릭터의 과장된 연기 등의 단점은 이 끊임없는 오버로드 속에 묻혀 파악조차 하기 힘들게 할 정도이다. 자신의 아내가 저주에 걸려 촌각을 다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가벼운 유머를 잃지 않는 암브로스, 고모의 저주를 풀기위해 과감히 타임머신에 오르는 스파이크와 수지 남매, 비밀스러운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알비나, 심각한 건망증을 가진 천재 과학자와 세상에서 힘이 가장 센 인물까지,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그 이미지 자체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모험의 동반자가 된다. 또한 TV CF를 이용한 토끼 사냥이나 어리숙한 중세인들의 액션 등 영화가 곳곳에 내포하고 있는 발랄한 장치들은 영화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치밀하게 잘 짜여진 스토리 라인 속에서 얻는 긴장 혹은 흥분과는 거리가 있는 영화이지만, 일종의 판타스틱 종합 선물세트 같은 <희한한 다이아몬드>는 내러티브에 존재하는 부실한 연결고리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기 전 미리 입막음을 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의도적이든 아니든 포섭해 놓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답게 상상의 나래는 높고 넓다 할 수 있지만,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 놓친 부분이 가끔 영화에 대한 이성적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것이 흠이 된다. (오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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