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기 변호사의 큰딸 수희, 우아하고 교양 있고 아름답기까지 한 그녀는 아들 가진 부모라면 누구라도 탐낼 만한 신부감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남모르는 비밀이 있다. 영화감독 지망생인 윤종태와 2년 남짓 동거 비슷한 연애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 다 결혼이라는 굴레에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 수희는 조건 좋은 남자가 나타나면 언제든 종태와 헤어질 생각이고, 종태 또한 그런 수희의 생각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조진우는 유학 생활을 접고 산내그룹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귀국한다. 조태환 회장과 정화자 부부는 딸 진서가 마음에 안 드는 강용제와 결혼한 뒤 아들 하나를 낳고 이혼하는 걸 지켜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 아들 진우만은 가문 좋고 학벌 좋은 규수와 맺어주리라 결심한다. 소심한 아들의 적성과 상관없이 후계자 수업을 시키면서도, 결혼하면 마음을 잡을 거라고 여긴다. 귀국 전에 회사 고문 변호사의 딸과 선을 보도록 주선해놓은 부모의 계획대로 진우는수희와 선을 본다. 수희를 보고 한눈에 반한 진우, 그녀와 함께라면 자신도 한 여자의남자로서 당당하게 새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수희 또한 그동안 계산하고 있었던 남편감의 기준에서 진우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적당히 어수룩하고 순진해 보이는 이 남자라면, 이중생활을 해도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혼담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두 사람은 결혼한다. 그 결혼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짐작도 못한 채 진우는 소년처럼 설레며 수희와의 첫 날 밤을 맞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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