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속의 풍경(1988, Topio Stin Omichli)
|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불라와 알렉산드르 남매는 얼굴도 본 적 없는 아빠를 찾아 무작정 북쪽으로 가는 열차에 탄다. 기차에서 내려 정처없이 걸어서 여행을 계속하다 트럭을 얻어타는 남매. 하지만 전날밤 레스토랑 여종업원에게 추근거리다가 무안을 당한 트럭 운전사는 트럭 안에서 불라를 겁탈한다. 그들은 계속해서 결혼식 피로연에서 울며 뛰쳐나가는 신부, 눈 쌓인 거리에서 죽어가는 말, 공연장을 얻지 못해 헤매는 유랑극단과 마주치며 어렴풋이 산다는 것의 쓸쓸함을 절감한다.
그러던 중 불라는 극단에서 일하는 다정한 청년 오레스테를 사랑하게 된다. 불라는 강간의 상처와 첫사랑의 애틋함 사이에서 고통스러워 하지만 오레스테가 동성애자임을 알게 된다. 불라는 절망하며 그의 곁을 떠나고, 남매는 아빠를 찾기 위한 여행을 계속한다.
국경에 도착했지만 여권이 없는 남매는 한밤중에 몰래 쪽배를 타고 강을 건너려 한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그들을 향해 쏜 국경 수비대의 총소리가 들린다. 어둠이 걷힌 후 안개 자욱한 풍경 속에서 두 남매는 언덕 위 아름드리 나무를 향해 걸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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