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1999, My Own Brea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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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은 목소리]로부터 4년,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세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숨결]은 지난 7년간의 이 작업을 완결짓는 의미로 제작되었다. 1,2편이 모두 나눔의 집이라는 공동체 공간을 무대로 피해자 할머니들의 일상을 좇아가며 상처와 치유에 관한 목소리를 끌어낸 것이라면 3편인 [숨결]은 거꾸로 그들의 증언으로부터 다시 시작한다.
강덕경 할머니의 묘소는 경남 산청의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성묘를 간 변영주 감독과 제작진은 강덕경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담배를 올려놓아 드렸다. 할머니의 고향인 진주와 가까운 곳, 남강의 물줄기가 감돌고 있는 곳이다.
최근 대구에서는 시민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라는 시민단체가 발족해 정기모임과 후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구 상인동에 살고 있는 이용수 할머니는 가장 적극적으로 이 모임에 참여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로, 경북대 명예학생이기도 하다. 이용수 할머니는 한 동네 이웃이자 시민모임의 동료인 김분선 할머니, 신부전증을 앓고 계셔 아직도 힘겹게 투병중인 서봉임 할머니, 언니와 함께 위안소로 끌려갔던 심달연 할머니 등 대구 지역 할머니들을 만나고 위로하고 설득하고 선동하는 인물이다. 스스로도 대만의 신구 위안소에 끌려가 고통을 겪었던 이용수 할머니는 다른 할머니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진술을 듣는다. 그녀는 중국 상해에서 돌아와 강원도 횡성의 교회시설에 몸을 의탁하고 있는 강묘란 할머니를 찾아가기도 한다. 그녀는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증언하고 후세에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스스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서울 방화동에 살고 계신 김윤심 할머니는 작년 생활수기부문의 전태일문학상을 받았다. 그간 할머니가 기록해오신 이야기는 시상식 후 책으로도 출판되었다. 전남 해남이 고향인 김윤심 할머니는 위안소에서 돌아오신 후 결혼을 했지만 어렵게 얻은 딸이 청각장애임을 알고 고통 속에서 살아오셨다. 평화시장에서 30년 가까이 재봉일을 하며 생계를 이으셨던 할머니는 고달픈 생활 속에서도 틈이 날 때마다 한자 한자 눌러쓴 일기장같은 노트를 갖고 계신다.
1999년 여름. 장대비가 내리는어느 수요일, 지난 7년간 한 주도 빠짐없이 열렸던 수요시위가 이 날도 어김없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진행된다. 시위를 마치고 기념사진 촬영이 있어 정대협 교육관으로 모인 할머니들. 최근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 국민기금 거부의 문제 등, 이런저런 말씀이 오가며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주장과 토론이 이어지고, 모두 모여 기념촬영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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