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1995, The People In White)
| 해천이라는 가상의 도시에 알렉스 카우프만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한국 전쟁 당시 참전 군인에게 입양되었으나 이제는 그에게 버림 받고 중년의 나이에 고향을 찾아 온 것이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해천이라는 도시 이름과 '호야'라고 부르던 어머니의 목소리, 그리고 감나무가 있는 우물이 전부다. 한편, 해천을 찾아온 사람들은 알렉스 만이 아니다. 서울에서 출판사를 처분하고 찻집을 차린 여인,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는 노인, 탈주범 등. 이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는 땅을 찾아 이곳으로 온 것이다.
도시엔 탈주범의 색출을 빌미로 계엄령이 내려져 있다. 게다가 무더운 여름날. 째질듯한 스피커 소리가 울려퍼지고 황량한 풍경으로 가득 찬 숨막힐듯이 답답한 도시에서 알렉스 카우프만은 성지 순례에 나선 종교인처럼 고향의 실마리를 찾아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탈주범,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두 여인, 그리고 과거의 기억에 매달리지 말라는 장님 등. 환상과 실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여행 속에서 알렉스가 발견한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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