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를 며칠 남겨둔 어느날, 대만에는 계속해 비가 내리고 있고,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다. 온통 물바다가 된 아파트 아래층엔 여자가, 그 윗층엔 남자가 살고 있다. 아래층으로 비가 새는 것을 발견한 여자는 배관공을 부르고, 누수확인을 위해 파헤친 조그만 구멍이 그 둘을 잇는 유일한 공간이 된다. 가끔씩 남자는 그 구멍으로 여자를 살피고 구멍은 점차 커지기 시작한다. 여자는 그 삭막하고 비내리는 아파트에서 마치 파리의 무희처럼 노래하고 춤추다 물을 피해 쌓아둔 짐속으로 파고 들어가 한없이 울기 시작한다. 남자는 점점 그녀에게 매혹되어가고 점차 그 구멍 곁을 맴돌게 된다. 마침내 어느날, 그녀도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버린다. 그 때 구멍 위에서 남자의 손이 내려온다. 남자는 여자에게 생수를 주고 여자는 정신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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