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류 소설가 효섭은 아직 변변한 작품 하나 출간하지 못한 처지다. 후배의 출판사에서 자기 원고가 먼지만 쌓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효섭은 원고를 돌려받고 자신의 팬인 민재에게 돈을 빌린다. 효섭은 그 돈으로 유부녀 보경과 여관에서 사랑을 나눈다. 효섭은 보경에게 서울을 떠나자고 말하지만 그녀는 선뜻 대답하지 않는다. 그날 밤 효섭은 술자리에서 자신의 소설을 혹평했던 평론가 변상구와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철창신세를 진다.
결벽증이 심한 보경의 남편 동우는 업무차 전주로 출장을 가지만 심한 의처증에 시달린다. 약속이 미뤄지는 바람에 하룻밤을 여관에서 보낸 동우는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며 삶에 대한 회의에 시달린다. 한편 소설가 효섭의 아내를 꿈꾸는 극장 매표원 민재는 효섭의 원고 교정을 봐주며 행복을 느끼지만 효섭은 보경과의 사랑에만 매달린다. 효섭과 보경의 사이를 알아버린 민재는 자신을 짝사랑하는 민수에게 몸을 허락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
보경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기를 찾을 수 있다 생각하고 효섭과의 탈출을 감행한다. 그러나 효섭은 시간이 지나도록 오지 않고, 어렵사리 그의 집으로 갔지만 거기에도 효섭은 없다. 난감해진 보경은 아직 퇴근하지 않은 동우를 미행하기도 하고, 하릴없이 하루를 보내다 집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