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퀼리티. 충분하다. 이정도면 이미 일본과는 대등한 수준이다. 한국의 관객들은 대게 음성적 경로를 통해 구입한 일본의 작품들을 보는데 그 작품들이라는 것이 이미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평가받은 퀼리티 높은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런딤'의 그래픽 수준을 가지고 이 작품을 험담하는 사람들의 비교대상은 하야오나 오이시마모루같은 일본 거장의 작품들이다. 일본내에서도 이러한 거장의 작품들은 절대적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일본안에서도 라이벌이 없다고 할 지경이다. 그러나 국내 애니들은 출시되면 무조건 이런 거장들의 작품만 선호하는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의 공격을 받는게 뻔하다. 만약 똑같은 '런딤'이 국내가 아닌 일본의 작품으로 소개되어 국내 관객을 만났다면 "그냥 그런"작품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충분한 수준이지만 우리 관객들 마음에 내재된 너무 강력한 라이벌들때문에 아마 실패하게 될것이다.
기획단계의 미숙. 충분한 퀼리티임에도 불구하고 실패하는 이유.
엉성한 스토리. 주인공이 네서스에서 그린 프론티어로 둥지를 옮기는데 가치관의 혼란에서 오는 주인공의 갈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어제는 네서스 였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그린프론티어.."어~ 그럼 난 그린프론티어인가보다~"라는 식이다. 이런 엉성한 플롯의 난점은 여기저기에 나타난다. 캐릭터의 실패. 김정현이라는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그가 연기한 카리스마 넘치는 강두타라는 인물이 상대적으로 개성이 미흡했다. 얼마든지 극을 주도할 멋진 캐릭터로 성장시킬수 있었는데. 소유진은 에니메이션의 목소리로는 미흡한 선택. 기타 성우진은 충분한 자질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개성넘치는 인물들을 만들수 있는 상황임에도 단지 스토리에 질질 끌려가면서 마치 그들이 '신세대'임만을 강조하려는 듯한 인상. 관객층 선택 실패.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성인 관객츠에게는 비웃음을 삿지만 전국적으로 30만의 관객과 비디오 카피 25만개의 성과를 거둔 역작. 일반 헐리웃 메이져 에니가 비디오 카피 15만개정도임을 감안 하면 엄청난 흥행. 얼음별 대모험은 초반부터 어린이 층과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치밀한 기획을 했기에 가능한 성공. 그러나 런딤은 초기 성인을 관객으로 삼았다가 다시 어린이 관객을 위해 이런저런 설명조의 대사와 "저런 나쁜놈들"같은 아동틱한 요소를 집어넣은 흔적이 역력. 오히려 철저하게 아동층을 공략했으면 충분한 볼거리를 재공하면서 성공했을것. 성인을 노렸다면 좀더 퀼리티를 끌어올리고 스토리를 난해하게 전개하면 성공했을것. 아니 적어도 지금보다는 사람이 많이 들어왔을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극장판 장편 애니메이션. 이만한 작품의 쾰리티. 김정현이라는 매력적인 성우의 발견. 그리고 유승준의 영화음악. 단지 이만한 작품이 우리나라것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기립박수를 주고픈 영화.
하지만 우리 애니는 무조건 비평하려 들고 우리애니를 보면 당연히 욕을 해야 하는걸로 아는 일부 "우리 애니 음해론자"에 의해 욕먹을걸 생각하니 가슴아픈 영화.
2001-11-11 오후 6: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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