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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기만이고 사기입니다!!! 트루맛쇼
ldk209 2011-06-03 오후 2:32:01 7538   [4]
이게 바로 기만이고 사기입니다!!! ★★★★

 

이 영화의 팜플렛을 참조하면 2010년 3월 셋째 주 지상파 TV에 나온 식당은 177개, 1년으로 환산하면 무려 9,229개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나 많은 식당들이 정말 TV에서 맛집으로 소개해도 좋을 정도의 수준일까? 또는 정당한 과정을 거쳐 TV에 소개된 것일까? 영화에 출연한 전문가들도 수도권에서만 기껏해야 자신들 기준으로 수십 개에서 100여 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김재환 감독을 포함한 제작진들은 맛집 소개에 감춰진 진실을 알고자 직접 일산에 식당을 오픈하고 구석구석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두었다. 그리고는 맛집 소개 방송에 출연하기 위한 작전을 펼친다.

 

많은 사람들이 TV에서 소개한 식당에 들렀다가 실망한 경우가 많다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들어왔다. 나 자신도 경험을 한 사례가 있다. 딱히 맛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지도 않고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는 스타일도 아니라서 평소 TV에서 해주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을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런데 몇 년 전 우연히 보게 된 프로에 평소 친구와 자주 만나던 술집의 옆집이 소개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 저 집이 그렇게 맛있는 집이었구나. 다음부턴 저 집으로 가야겠다’란 생각에 가보게 되었는데, 맛은 물론이거니와 그 불친절한 태도에 거의 멱살잡이까지 갈 정도로 흥분했었더랬다. 그 불쾌한 기분이라니.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맛과 관계없이 돈을 쓰면 TV에 나올 수 있다라거나, 제작진과 인맥 관계에 있으면 나올 수 있다 정도는 대충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반응도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러했으니깐. 그러나 <트루맛쇼>를 통해 확인하게 된 맛집 소개 프로그램은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모든 게 거짓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이건 방송사가 시청자를 상대로 벌이는 기만이요, 한 편의 사기극에 불과한 것이다.

 

시청율을 의식, 좀 더 색다른 메뉴를 소개하기 위해 맛집 소개 브로커와 작가들은 새로운 메뉴(?) 개발에 나선다. 물론 이는 맛이나 영양 따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그저 눈으로 보기에 그럴싸하고 들어보지 못한 메뉴면 된다. 연구를 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도 아니다. ‘이번엔 아귀하고 라면하고 섞어볼까?’ 대충 이 정도 수준에서 메뉴를 개발해, 방송 녹화 당일 날 대충(!) 만들어낸다. 맛은 상관없다. 어차피 식당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식당 주인 지인이거나 방송사 알바들이니깐. 프로그램 PD는 음식에 대한 반응을 멘트 하나, 동작 하나까지 주문하며 녹화를 진행한다. 심지어 그 메뉴를 먹지도 않은 옆 테이블 사람에게도 멘트를 따낸다. 유명 연예인이 자신이 단골이라고 소개한 식당 역시 가짜인 건 물론이다. 연예인을 섭외하고 싶으면 돈을 더 내면 된다.

 

그 비싼 캐비어를 삼겹살에 넣어서 파는 방송을 본 프랑스인 쉐프는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물론 캐비어는 상표가 캐비어일 뿐 철갑상어 알이 아니다. 엄밀히 말해 사기는 아니라고 해도 특정 상표를 공개적으로 내세워 방송을 했으니 이것도 분명 방송 규정에는 어긋날 것이다. 아무튼 프랑스인 쉐프는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눈으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눈은 가장 거짓말을 잘 한다. 중요한 것은 직접 느끼고 체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방송이 100% 리얼일 수는 없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시청자를 기만하고 속일 수 있는 것인지, 특히 시청자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성이 생명인 KBS가 이래도 되는 것인지 <트루맛쇼>는 묻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고발을 <트루맛쇼> 제작진은 가짜 식당을 차리는 것부터 시작해 직접 맛집 소개 알바로 활동하며 프로그램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고 이를 영화에서 고발한다. 나름 블록버스터급 다큐멘터리라 할 만하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대체로 자기 성찰적이거나 관찰적 다큐멘터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이클 무어로 대표되는 상대를 직접 거론해 가며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고발성 다큐멘터리가 적은 게 예산 때문인지, 아니면 촬영 기법 때문인지, 아니면 법률적 문제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트루맛쇼>가 던진 문제의식이 계속 이어져 나가길 기대해본다.

 

※ 영화에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이 나온다. 개그맨 최효종이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서 식당 손님들의 천편일률적인 반응을 예로 들며, “PD가 시키나?”라며 농담을 던진다. 최효종은 당연히 웃으라고 한 얘기였을 텐데, 아마 맛집 관련 프로그램 PD들은 등골이 서늘했을 것이다.

 

※ 같은 방송의 다른 프로그램에선 위생 문제 등으로 고발된 식당이 또 다른 프로그램에선 맛있는 식당으로 소개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대통령이 단골이라는 식당 역시 그러하다. 이 꼭지만 별도로 독립시켜 다큐멘터리 한 편을 따로 만들어도 될 것 같다.

 

※ 영화엔 지상파 방송 3사의 프로그램이 모두 등장하며, 아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SBS일 것이다. 왜냐면 영화 제작진이 만든 가짜 식당을 버젓이 소개했기 때문이다. 심각한 방송사고. 그럼에도 MBC는 영화에 김재철 사장이 등장한다는 이유로(아마도) <트루맛쇼>에 대해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MBC가 패소한 건 당연한 것이고, 이로 인해 이 영화가 조금이라도 홍보가 된 건 너무 다행스런 일이다.

 


(총 0명 참여)
jhee65
이 병,,신아.. 여기서 왜 노무현 얘기가 나오냐????   
2011-07-03 22:47
pontain
노무현 정부때는 상상도 못한 사기극이죠. 그렇겠죠?   
2011-06-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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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맛쇼(2011, The True-taste Show)
제작사 : B2E / 배급사 : 더피플
공식홈페이지 : http://blog.naver.com/truet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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