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바레나 감독의 <100미터>는 30대 중반에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병을 갖게 된 한 남자의 실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장인어른(마눌로)와 함께 살게 된 잘 나가는 광고회사 직원인 라몬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게 되고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병을 앓게 된다. 아내 인마는 체육 선생으로 평생을 지내온 마눌로가 라몬이 재활할 수 있게 도움을 요청하고 앙숙인 둘은 인마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시간을 갖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철인 3종 경기 홍보물을 본 라몬은 경기 참석하려하고 본격적인 훈련에 마눌로와 함께 하게 된다. 이 작품은 감동 실화로서 갖쳐야 할 모든 요소들이 담겨져 있다. 장애, 인간승리, 가족애 등등 거의 요소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주인공은 엄청 잘 나가는 인물이기도 하다. 약간은 뻔한 느낌으로 이야기에서 이 영화는 주인공보다는 주변 캐릭터에 눈길이 더 간다. 장인 역에 마눌로와 아내 인마. 보통 아내 역은 수동적으로 쓰이기 마련인데 마눌로와 남편의 관계를 좀 더 깊게 보여주는 역할을 충실해낸다. 그리고 마눌로는 그 역할 자체로서의 드라마(죽은 아내와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캐릭터가 좀 더 풍성한 느낌을 준다. 다발성 경화증에 대해 영화를 보고 생각보다 많이 위험한 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발작 증상이 수시로 나타나는데 영화 속 주인공이 철인 3종을 완주해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것도 몇 차례나. 엔딩에 실화 속 인물이 등장하는데 정말 인간이란 존재의 능력의 끝은 어디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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