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트 쇼트랜드의 <베를린 신드롬>은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감금 스릴러이다. 한 동안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닮은꼴로 이름이 알려진 테레사 팔머가 '클레어' 라는 주연을 맡았다. 홀로 호주를 떠나 베를린을 찾아온 사진작가 클레어는 우연히 영어교사인 앤디(막스 리멜트)를 길에서 만나고 밀당(?)을 하다가 앤디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클레어는 더 이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앤디의 사육(?)속에서 수개월 보낸다. 이런 장르 영화는 몇 가지 법칙이 있는데 앤디의 경우 보는 사람에 따라 강하게 구속하지 않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도 감금은 감금이다. 여러 번 탈출의 기회를 엿보고 우연치 않게 클레어의 비명을 목격자 사람의 결말도 우리가 예상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렇듯 어느 정도 예상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갖고 있지만 앤디의 캐릭터가 너무 과하지 않아 오히려 흥미로웠다. 아버지 혹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현재의 그가 만들었는지가 짐작되었고, 싸이코패스라기보다는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인물이다. 학교에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두려움을 집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약한 여성에게 분출한다. 그에 반해 클레어의 캐릭터가 좀 더 입체적으로 표현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예를 들어 그녀의 전사에 대해 조금의 언급이라도 있었으면 이야기가 좀 더 풍부했을 것 같다. 인질범과 인질의 관계에서 두 가지 증후가 있는데 스톡홀롬 신드롬과 리마 신드롬이 있다. 이 영화는 둘 다 언급되고 특히 앤디가 정신적으로 아픈 일을 당했을 때 클레어의 모습은 잠시나마 진정 그를 위로하는 것 같았다. 엔딩을 보면 스톡홀롬 신드롬도 리마 신드롬도 아닌 베를린 신드롬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감독은 보여주라고 한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