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으로 우리 관객에게 이름을 널리 알린 신카이 마고토의 전작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는 그 동안 그가 만들어온 정서의 그 시작점에 있는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일본의 모습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 되는데, 두 개의 권력으로 양분된다. ‘미일 연합군’이 존재하고 다른 한 곳은 그들의 저항군이라고 볼 수 있는 ‘유니온’이다. 주인공들은 바로 ‘유니온’이 점령하고 있는 에조라는 곳에 사는 10대인 히로키와 타쿠야 그리고 사유리이다. 히로키와 타쿠야는 비행기를 만들어 띄어보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는 10대들이고 여기에 사유리가 등장하고 어느 순간 사라지면서 이들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 20대가 되어 관계의 회복과 더불어 그들이 꿈꿔 던 것에 한 걸음 다가가기도 한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화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을 정도로 훌륭하지만 그래도 기술력의 한계는 있는 법. 무려 13년 전 작품이기때문에 전작인 <언어의 정원>이나 <너의 이름은.>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또한 이야기에 있어서도 불분명하거나 연출자만의 감성이 아직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 되지는 못한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세계가 분명하고 왜 이 이야기를 실사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야 되는지에 대한 답도 분명하다. 이런 바탕이 있었기에 지금처럼 많은 관객들이 열광하는 작품이 나오는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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