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제 감독의 <소수의견>은 개봉일이 정치적인 이유로 늦춰지면서 큰 이슈를 몰고 뒤늦게 개봉한 작품이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실화가 아니라 허구라는 문구가 뜨는데 관객들은 어떤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다 알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개봉이 늦춰진 이유일 것이다.
내용은 강제철거현장에서 아들을 잃은 박재호(이경영)이 아들을 죽인 사람을 죽였는데 그가 용역 깡패가 아니라 경찰이라는 주장을 함으로써 자신의 정당방위로 무죄를 주장하면서 시작된다. 여기에 국선변호사 진원(윤계상)과 그의 선배 대석(유해진) 그리고, 이 사건에 관심을 갖는 수경(김옥빈)이 등장한다. 또한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본 검사(김의성)가 그들의 반대편에서 있다. 거대한 조직(정부)가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시키는 과정들을 보다 보면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이와 싸우는 과정에서 다치고 서로 융화되지 못하는 현실도 갑갑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판타지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영화적으로는 좀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특히 엔딩에서 좋은 대화들로 마무리를 하나 싶었는데 촬영의 아쉬움 때문에 여운이 길게 남지 못했다. 앙상블 연기는 좋았으나, 기억의 크게 남는 캐릭터가 없었다는 것이 아쉽다. 물론 사건이 너무나 강력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작품은 영화 자체보다 외적인 이슈가 너무나 커서 잘 못 해석하거나 혹은 과잉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작품 자체로 영화는 봐야 될지 않을까? 작품 자체로도 충분히 상업적인 측면과 생각할 거리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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