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스릴러의 만남으로 꽤 흥미로웠던 <그랜드 피아노>는 다른 한편으로 얼마나 말이 되게 이 설정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것이 문제였다. 결과적으론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연주자가 중간에 무대를 내려올 땐 실소가 나도 모르게 나왔지만 차차 이도 적응이 되었다. 보통 이런 식의 제약을 둠으로써 오히려 예상치 못 한 창의적인 연출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폰부스><베리드> 같은 작품이 그러할 것이다. 앞선 두 작품은 공간에 대한 제약이 좀 더 컸다면 <그랜드 피아노>는 시간에 대한 제약이 서스펜스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초반 설정과 주인공 톰의 동선을 용서(?)해준다고 해도 이 작품은 아쉬운 구석이 많다. 특히 존 쿠삭의 캐릭터가 많이 아쉬웠다. 그가 행하는 행동의 이유가 너무 쉽게 설정되었고, 마지막의 액션도 조금 인위적이지 않았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