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렌스 데이비스 감독의 <더 딥 블루 씨>는 3년 전에 제작된 영화로 아마 어벤져스의 톰 히들스턴이 출연하기에 수입된 작품이 아닌가 하다. 어벤져스의 출연이 그의 이력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겠지만 작년에 개봉했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등의 다수의 멜로물에서 주인공을 맡을 만큼 매력적인 남성들을 연기해왔다. <더 딥 블루 씨>는 본격적인 멜로드라마의 구조와 캐릭터를 갖추고 있는 작품이다. 이 구조가 좀 더 에로틱해지면 부인 시리즈로도 갈 수 있고, 그런 류의 이야기는 허다하다. 그렇다면 역시나 멜로드라마의 핵심은 배우의 연기와 캐릭터의 풍성함이다. 한 동안 잊고 있었던 여배우가 등장한다. 바로 레이첼 와이즈. <콘스탄트 가드너>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던 그녀가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니 너무 반가웠다. 노년의 파트너와 젊은 파트너와의 앙상블이 자연스러웠고 아직 죽지 않은 미모를 뽐내기도 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배우는 남편 역의 윌리엄(사이몬 러셀 빌)이었다. 큰 긴장감이 없는 이 이야기에 중심을 잡아주고 그의 등장이 있을 때마다 차분하지만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영국엔 훌륭한 배우들이 너무나도 많다.
오랜만에 보는 정통 멜로드라마지만 역시나 신선함을 주는데 엔 무리가 있었다. 이야기, 배우, 연출 모두가 그러했다. 단 실내극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이 고풍스럽고, 클래식한 감정을 돋게 하는 덴 한 몫 한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