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제2의 스피드 레이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던 SF / 12세 관람가 / 127분
워쇼스키 남매 감독 / 밀라 쿠니스, 채닝 테이텀, 에디 레드메인, 숀 빈, 배두나..
개인적인 평점 : 4점 (IMDB평점 : 6.2점, 로튼토마토 지수 : 26%, 2월6일 기준)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5일) 대구칠곡CGV에서 3D로 관람하고 온 <주피터 어센딩> 이야기를 해볼께요. ^^
다들 잘 아시겠지만, 워쇼스키 남매가 연출과 각본을 맡아 완성시킨 <주피터 어센딩>은 원래 작년 7월 17일에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개봉 직전에 CG보강을 이유로 돌연 개봉을 연기한 바 있었는데요.
■ 워쇼스키 남매의 연출작들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IMDB, 박스오피스모조, 로튼토마토,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한 것임을 밝힙니다.
※ 개봉일은 북미기준이며, (S)는 서울관객입니다.
국내에서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이어 다시 한 번 워쇼스키 남매의 블록버스터SF에 출연하시는 배두나씨쪽으로 화제가 집중되고 있기는 하지만, 전 이미 개봉 훨씬전부터 배두나씨가 카메오로 잠깐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탓에 배두나씨보다는 지난달 11일에 열렸던 제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드라마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디 레드메인이 보여줄 악역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훨씬 더 컸었던게 사실이죠. 과연, 저의 그러한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켜준 <주피터 어센딩>이었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 이후의 내용들에는 간접적인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스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엄청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청소용역 주피터의 이야기
줄거리 영국 출신의 천체물리학자인 아버지 막시밀리안 존스(제임스 다시)와 응용수학자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주피터 존스(밀라 쿠니스)는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러시아의 샹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강도들에 의해 아버지를 살해당한 후, 가족 친지들과 함께 미국으로 밀입국해 청소용역일을 하며 살게 되는데요.
매일 새벽 4시 45분에 일어나 밤 늦은 시간까지 부자집을 돌아다니며 하루종일 변기만 닦던 주피터는 사촌인 블라디(킥 거리)의 제안으로 1만5천불을 받고 난소를 팔기 위해 클리닉을 찾았다가 아브라삭스 가문의 장자 발렘(에리 레드메인)이 보낸 키퍼들에 의해 살해될 위기에 처하게 되지만, 때마침 나타난 우주 최고의 헌터 케인 와이스(채닝 테이텀)에 의해 구출되어 전직 이지스 집행관(우주 경찰) 출신의 스팅어 앤피티(숀 빈)로부터 자신이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여왕의 환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죠. 하지만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주피터는 채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발렘이 고용한 한 무리의 헌터들(배두나씨 등등)에 의해 머나먼 우주로 납치를 당하게 되는데요. 과연, 앞으로 주피터에게는 어떠한 사건들이 벌어지게 될까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컴퓨터의 지배를 받으며 살고 있는 인류를 그려낸 <매트릭스>, 환생을 주제로 삶의 연속성과 영원한 사랑 등과 같은 여러 철학적인 이야기들을 펼쳐낸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통해 전 세계에 걸쳐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워쇼스키 남매가 이번에는 현대자본주의에 의해 야기된 신계급주의 사회에 대한 메타포(음유)를 듬뿍 담아낸 우주 동화로 2년반만에 다시 돌아왔는데요.
※ <클라우드 아틀라스> 관람 당시 작성한 리뷰 : http://blog.naver.com/c106507/80178252949
하지만 이번 <주피터 어센딩>은 평단의 호평과 흥행까지 거머쥐었던 <매트릭스>보다는, 워쇼스키 남매 필모그래피 사상 최악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스피드 레이서>와 같은 꼴이 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보이더라구요. ^^;;
신계급주의 사회에 대한 냉소를 듬뿍 담아낸 <주피터 어센딩>
<주피터 어센딩>은 최근 국내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즉, 민주적 자본주의에 대한 내용을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고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쉽게 말해, 부자들은 가만히 먹고 놀아도 손쉽게 부를 증식시켜 나가는 반면에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점점 더 가난해지기만 하는 현대자본주의 사회의 신계급구조를 함께 해결해 나가자는 주장을 주피터와 케인이 펼쳐나가는 우주 동화 속에 담아내고 있는 <주피터 어센딩>이었죠.
그런 까닭에 <주피터 어센딩>은 '돈의 논리'가 민주주의마저 지배하게 되어버린 현대신계급주의 사회를 지구를 넘어 우주 전역으로까지 확대한 채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고 있었는데요. 이처럼 <주피터 어센딩>은 우주 전역에 수천개의 행성을 보유하며 막강한 부를 구축한 아브라삭스 가문이 우주 최강의 왕족이라는 점(돈이 곧 최고의 권력!!)을 비롯해 인간 100명을 죽여 농축해야지만 겨우 하나를 얻을 수 있는 렉타를 만들기 위해 '수확'된 잘린타이어 행성(절대 다수의 대중을 착취하는 자본가!!), 그리고 아브라삭스 가문의 후계자들에게 온갖 업신여김을 받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우주경찰 이지스(자본가들의 하수인이 된 정부!!) 등과 같은 다양한 메타포(은유)들을 통해 현대신계급주의 사회에 대한 냉소를 끊임 없이 쏟아내고 있었죠.
특히, <주피터 어센딩>은 '돈'을 가장 중요한 가치라 여기는 아브라삭스 가문의 장자 발렘과 '시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둘째 칼리크(튜펜스 미들턴), 그리고 '권력'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막내 타이터스(더글러스 부스)를 통해 현대신계급주의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의 쏠림 현상을 신랄하게 비난하는데 주력하고 있었는데요. 아브라삭스 가문의 세 후계자들 중 주피터가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칼리크가 말하는 "대중의 고통을 눈감고 외면하면 얼마든지 끝 없는 부를 거머쥘 수 있다."를 비롯해, 주피터가 두 번째로 만나게 되는 타이터스의 "대중을 우롱하는 달콤한 거짓말은 인류 역사를 통해 끊임 없이 반복되어 온 필요악이다."는 말, 그리고 주피터가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아브라삭스 가문의 장자 발렘의 "모든 인간사회는 필연적으로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며, 반드시 누군가는 절대 다수의 대중 위에 군림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는 모두 현대신계급주의 사회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부자들의 궤변 그 자체였죠.
워쇼스키 남매는 이와 같은 부자들의 궤변을 주피터의 행동을 통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었는데요. 우주 전체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 위에 군림하기 보다는 그들의 자유로운 노력과 성취를 보장하고,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청소용역일을 하는 가족들에게로 돌아와 대중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주피터의 모습이야 말로 바람직한 권력자의 전형이라고 관객들에게 말하고 있었거든요. ^^
결과적으로는 워쇼스키 남매 또한 궤변을 늘어놓은 꼴이 되어버린 <주피터 어센딩>
이처럼 현재신계급주의 사회에 대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아내고자 한 <주피터 어센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워쇼스키 남매는 그들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주제를 제대로 스크린에 표현해내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첫째로 <주피터 어센딩>의 두 주인공인 우주판 신데렐라 주피터와 그녀의 먼치킨(무적 캐릭터를 지칭하는 속어) 보디가드 케인이 기존의 수 많은 SF영화들의 캐릭터들에 비해 딱히 두드러지는 특징이나 매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 둘째로는 러닝타임 내내 계속해서 등장하는 새로운 등장인물을 포함해, 오로우스 행성에서 탄생한 최초의 인류가 만들어낸 다양한 뮤턴트(돌연변이)들, 스타시즈와 우주전함 등과 같은 여러 우주무기, 여기에 목성의 렉타정제공장 등과 같은 다양한 우주 식민지 등을 두서 없이 겉모습만 그럴싸하게 포장해 산만하게 나열해 놓았다는 점, 그리고 단순한 클리셰(관용적 표현)의 수준을 넘어 <스타게이트>, <맨 인 블랙>, <스타트렉>, <엘리시움> 등과 같은 기존 SF영화들을 짜집기 한 것으로 보이기 십상이었던 내러티브 등과 같은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애초에 워쇼스키 남매가 <주피터 어센딩>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까지도 궤변이 되고 말았더라구요. ^^;;
워쇼스키 남매의 직전작인 <클라우드 아틀라스> 같은 경우에는 흥행에는 실패했어도 그나마 평론가와 관객들이 호불호에 대한 열띈 토론을 벌일 수 있을 만한 단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주피터 어센딩>은 26%에 불과한 로튼토마토 지수가 말해주듯 관객들에게 별다른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네요. ^^;;
개인적으로는 밀라 쿠니스와 채닝 테이텀의 연기가 만들어내고 있었던 SF장르와의 불협화음은 익히 예상했던터라 참고 견딜만 했지만(이 두 사람은 역시 로맨틱코미디나 멜로쪽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 ^^;;), 지난달에 열렸던 제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으로 드라마부문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에디 레드메인의 악역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정말 컸었는데, 워쇼스키 남매가 에디 레드메인의 연기력을 너무 허무맹랑하게 소모해버린 것만 같아 굉장히 아쉽더라구요. 별로 하는 것도 없이 영감 목소리만 내뱉다가 사라지다니 말이에요. ㅠ.ㅠ
모르긴 몰라도 '제 2의 <스피드 레이서>' 꼴이 날 가능성이 대단히 농후했던 <주피터 어센딩>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고, 오늘 저녁 관람 예정인 <쎄시봉>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즐거운 불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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