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에이미 아담스의 2년 연속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의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주는 실화영화
12세 관람가 / 105분 / 팀 버튼 감독 / 에이미 아담스, 크리스토프 왈츠, 크리스틴 리터..
개인적인 평점 : 7.5점 (IMDB평점 : 7.0점, 로튼토마토 지수 : 70%, 1월29일 기준)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28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빅 아이즈>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
지난 월요일, 박스오피스 정리 및 개봉예정작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개인적으로 2015년 5주차 개봉작 중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작품이 바로 <빅 아이즈>였는데요. 북미 현지 시각으로 지난 11일에 열렸던 제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에이미 아담스에게 2년 연속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빅 아이즈>이기에(참고로, 에이미 아담스의 2년 연속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수상은 <로맨싱 스톤>과 <프리찌스 오너>로 42회, 4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2년 연속으로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캐슬린 터너 이후 29년만에 나온 대기록이랍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 중 한 명인 에이미 아담스가 과연 어떤 연기를 보여줄런지가 너~무너무 궁금했었거든요. 물론, <빅 아이즈>가 현존하는 최고의 비쥬얼리스트 중 한 명인 팀 버튼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라든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2회 수상에 빛나는 크리스토프 왈츠가 에이미 아담스의 상대역으로 출연한다는 점 등도 저로 하여금 <빅 아이즈>를 주저없이 2015년 5주차 1순위작으로 선택하게끔 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긴 했지만요. ^^
■ 팀 버튼 감독의 주요 연출작
※ (S)는 서울관객이며, 개봉일은 북미기준입니다.
자, 그럼 이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버린 저의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켜준 <빅 아이즈>였을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남편에 의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림노예가 되어야 했던 마가렛 킨의 실제 이야기
줄거리 1958년, 딸 제인(유아기:델라니 레이, 청소년기:마들렌 아서)을 데리고 남편인 프랭크 엘브릭으로부터 도망쳐 샌프란시스코 노스비치에 정착하게 된 마가렛 엘브릭(에이미 아담스)은 가구공장에서 유아용 침대에 삽화를 그리는 노동자로 고되게 일하면서도 한 순간도 손에서 붓을 놓치 않을 만큼 진심으로 그림을 사랑하는 여성인데요. 그러던 어느 주말, 평소와 다름 없이 딸 제인을 데리고 길거리에서 행인들에게 2달러짜리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던 마가렛은 부드러운 미소와 뛰어난 말솜씨를 앞세워 접근한 풍경화가 월터 킨(크리스토프 왈츠)과 금새 사랑에 빠지게 되고, 얼마 뒤 하와이에서 결혼식까지 올리게 되죠.
결혼 후, 자신의 화려한 언변을 무기 삼아 마케팅과 세일즈에 있어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던 월터는 엔리코 반두치(존 폴리토)가 운영하는 재즈바의 복도에 자신의 풍경화와 마가렛의 '빅 아이즈'를 걸어둔 채 본격적으로 그림 판매에 나서게 되고, 마가렛의 '빅 아이즈'가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게 되자 '여류 화가의 그림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마가렛을 설득해 그녀 대신에 자신이 '빅 아이즈'의 화가입네 행새하기 시작하는데요. 과연, 여성에 대한 시대적 억압과 남편 월터의 감언이설에 속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림노예가 되고 만 마가렛 킨의 이야기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요?
제가 직접 보고 느낀 <빅 아이즈>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전혀 팀 버튼스럽지 않았던 작품색'과 '에이미 아담스와 크리스토프 왈츠의 완벽한 연기력'으로 정리될 수 있을 듯 한데요. 커리어 전반에 걸쳐 무채색 위주의 미장센 속에서 비비드한 컬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매혹적인 동화풍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팀 버튼 감독이 이번 <빅 아이즈>에서 만큼은 따뜻하기 이를 데 없는 파스텔톤의 미장센을 바탕으로 이렇다 할 극적인 장치 없이 에이미 아담스와 크리스토프 왈츠의 소름 끼치는 연기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해 마가렛 킨의 실제 이야기를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팀 버튼 감독이 기존에 보여줘왔던 작품색을 기대하셨던 관객분들이나, 극적인 장치를 통한 웃음과 감동을 기대하셨던 관객분들에게는 실망스럽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아보이기도 하는 <빅 아이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에이미 아담스와 크리스토프 왈츠의 완벽한 연기에 전율하며 정말 시간 가는 줄도 모른채 재밌게 관람했답니다. ^^
눈빛 만으로도 나를 전율케한 에이미 아담스의 눈부신 열연
이그재미너 신문의 가십 전문 기자인 딕 놀란(대니 휴스턴)의 나레이션을 통해 마치 관객들이 영상 기능이 지원되는 가십 기사를 읽어내려가는 것 처럼 담담하게 전개되는 <빅 아이즈>에서 주인공 마가렛과 그녀의 괴물 같은 남편 월터를 연기하는 에이미 아담스와 크리스토프 왈츠의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을 듯 한데요. 특히, 순수한 열정과 비열한 탐욕으로 대변되는 마가렛과 월터를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의 눈부신 열연을 통해 완벽하게 소화해준 에이미 아담스와 크리스토프 왈츠의 완벽한 연기가 저에게 있어서 만큼은 더 없이 큰 즐거움으로 전해졌던 <빅 아이즈>였죠. ^^
다들 예고편만으로도 벌써부터 예상하고 계셨겠지만 <빅 아이즈>는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누군가의 엄마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 당연시 될 정도로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1950~60년대에, 오로지 그림에 대한 순수한 열정 하나로 세상의 편견과 용감하게 맞서 싸운 마가렛 킨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페미니즘 영화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주인공 마가렛 킨을 연기한 에이미 아담스의 연기력이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죠.
이처럼 에이미 아담스는 작품 전체를 책임져야만 하는 무거운 짐을 떠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자다운 탄탄한 연기력을 통해 마가렛 킨을 완벽하게 연기해주고 있었는데요. 그림에 대한 순수한 열정, 월터와 사랑에 빠진 순간의 설레임, 월터의 추악한 실체를 깨닫게 된 후의 절망감, 그리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되찾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 등을 자신의 커다란 눈동자 속에 오롯이 담아내고 있었던 에이미 아담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자연스레 머릿속에서 '빅 아이즈' 그림 속 아이들의 모습과 그녀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온몸에 전율이 일기까지 하더라구요. ^^
스크린 속에 뛰어들어 죽빵을 날리고 싶었을 정도로 완벽했던 크리스토프 왈츠의 악역연기
순수의 마가렛을 연기한 에이미 아담스가 한층 더 빛날 수 있었던 데에는, 영화 전반에 걸쳐 그녀와 날카롭게 대립각을 이루는 최악의 남편 월터를 완벽하게 소화해준 크리스토프 왈츠의 눈부신 열연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2회 수상자(참고로, 크리스토프 왈츠는 2010년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바스터즈:거친 녀석들>, 2013년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고:분노의 추적자>로 두 번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믿고 보는 크리스토프 왈츠표 연기'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매 작품마다 탁월한 연기력을 발휘해왔던 크리스토프 왈츠는 이번 <빅 아이즈>에서도 자신의 뛰어난 역량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었죠. ^^
뛰어난 화술과 천재적인 마케팅&세일즈 감각을 바탕으로 쉼 없이 거짓말을 내뱉다가 끝끝내 스스로가 만들어낸 허상에 잡아먹혀 괴물이 되고 마는 월터의 모습을, 할 수만 있다면 스크린 속에 뛰어 들어가 죽빵을 날려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얄밉게 훌륭히 소화하고 있었던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는 순수한 마가렛과 완벽한 대척점을 이루며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켜주고 있었는데요. 특히, 월터가 비열함과 교활함, 오만함을 마구 쏟아낸 끝에 결국 자신의 초라한 밑바닥까지 만천하에 까별려지게 되는 영화 후반부의 재판장면은 크리스토프 왈츠의 탄탄한 연기력이 눈부신 빛을 뿜어내고 있었던 <빅 아이즈>의 백미 중 하나이기도 했구요. ^^
다양하고 무거운 주제들을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력을 통해 경쾌하게 풀어낸 <빅 아이즈>
개인적으로는 <빅 아이즈>를 관람하는 동안 얼핏 지난 2011년에 개봉했던 엠마 스톤 주연의 <헬프>가 떠오르기도 했었는데요. 인종차별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유지니아(엠마 스톤)와 미니 잭슨(옥타비아 스펜서)의 유쾌한 앙상블을 통해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풀어내고 있었던 <헬프>처럼(참고로, 옥타비아 스펜서는 <헬프>로 제6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빅 아이즈> 또한 여성인권 문제를 비롯해 미국 대중예술의 조작된 껍데기, 언론매체와 종교단체 등의 저열한 위선에 관한 무거운 주제들을 에이미 아담스와 크리스토프 왈츠의 환상적인 케미를 통해 밝고 경쾌한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1960년대가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동양계 판사(제임스 사이토)와 아프리칸 아메리칸과 동양인 등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을 보여줌으로써 인종차별과 관련된 단 한 마디의 언질 없이도 인종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진하게 전하고 있었던 팀 버튼 감독의 세심한 연출이 대단히 인상적이기도 했구요. ^^
또한 첫 데이트에서 마가렛과 월터가 사랑을 속삭였던 레스토랑의 테이블에서, 수년 뒤 마가렛과 월터가 서로를 향한 증오를 드러내는 장면을 통한 결혼에 대한 풍자라든지, 마가렛의 '빅 아이즈'를 보고 "이런건 예술도 아니야."라고 비웃던 루벤(제이슨 슈워츠먼)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빅 아이즈'의 엽서와 포스터 진열대 앞에서 "이거 정말 대박이군."이라고 감탄하는 모습을 통한대중예술에 대한 풍자, 고해성사를 하러 온 마가렛에게 "남편의 말이 무조건 옳습니다."라고 말하는 신부를 통한 종교의 위선 등영화 곳곳에 깨알처럼 드러나 있는 블랙코미디적 감성도 <빅 아이즈>가 지니고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이기도 했었는데요. 영화 초반 엑스트라로 깜짝 등장하는 실제 마가렛 킨의 모습을 발견하는 의외의 재미도 있었구요. ^^
비록, 대중적인 유머나 감동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탓에 대부분의 관객분들에게 있어서는 한 없이 지겹게만 느껴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 보이긴 했지만, 에이미 아담스와 크리스토프 왈츠의 뛰어난 연기 속에서 다뤄지고 있는 여러 무거운 주제들을 깨알 같은 블랙코미디적 감성과 함께 음미해보신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로 다가올 것으로 여겨지는 <빅 아이즈>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하고, 오늘 저녁 관람 예정인 러셀 크로우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 <워터 디바이너>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행복 가득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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