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식상한 컨셉, 지루한 스토리, 어설픈 호러씬, 느닷 없는 엔딩을 지닌 실망스러운 오컬트 무비
15세 관람가 / 99분 / 존 R. 레오네티 감독 / 애나벨 월리스, 워드 호튼..
개인적인 평점 : 3점 (IMDB평점 : 6.2점, 로튼토마토 지수 : 31%, 10월5일 기준)
안녕하세요? 쌀쌀한 바람이 쌩쌩 불어서 그런지 '아, 이제 정말 가을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일요일이네요. 오늘은 어제(4일)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칠곡에서 관람하고 온 <애나벨> 이야기를 해볼께요. ^^
다들 잘 알고 계실테지만, <애나벨>은 작년에 개봉해 무려 3억1,800만불의 수익(제작비 2,000만불)을 기록한 <컨저링>의 스핀오프 프리퀄격인 영화인데요. <애나벨>에 주인공인 엔틱 인형은 이미 <컨저링>에 등장해 워렌 부부의 딸인 루시를 공포에 몰아넣으며 <애나벨>의 제작을 예고하기도 했었죠. ㅎ
개인적으로는 <컨저링>의 연출자이자 <쏘우> 시리즈의 아버지인 제임스 완이 직접 연출을 맡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관람전부터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던 <애나벨>. 과연 전 어떻게 관람하고 왔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어느 신혼부부를 공포로 몰아넣은 악마의 인형 '애나벨'의 이야기
줄거리 1960년대 말, 미국 캘리포티아주 산타 모니카 가드너 로드 307번지에는 신혼의 달콤함을 한껏 만끽하고 있던 의대에 재학중인 존(워드 호튼)과 만삭의 아내 미아(애나벨 월리스)가 살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밤, 이웃에 살고 있는 히긴스 부부의 딸인 애나벨 히긴스가 '숫양의 제자들'이라는 사교집단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함께 존과 미아의 신혼집에 침입하는 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애나벨의 피가 미아의 앤틱 인형 중 하나에 스며들고 말죠.
그 날 이후, 존과 미아의 신혼집에서는 각종 소음과 화재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기이한 사건들이 끊이지 않게 되고, 이를 견디다 못한 두 사람은 페서디나에 위치한 팔메리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요. 하지만 이삿짐을 정리하던 미아는 분명 이삿짐을 싸기 전에 내다버렸던 앤틱 인형이 버젓이 이삿짐 속에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죠. 과연, 앞으로 존과 미아 그리고 이들의 사랑스러운 딸 레아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요?
★ <애나벨> 예고편 ★
호러무비의 그랜드마스터인 제임스 완 감독이 직접 <애나벨>의 연출을 맡지는 않았지만 <쏘우> 시리즈도 1편만 제임스 완 감독이 직접 연출했을 뿐, 나머지 작품들에서는 프로듀서로만 참여했었던터라 <애나벨>에게도 걱정반 기대반의 마음을 가졌던 저였는데요. (비록, <쏘우> 시리즈도 나머지 여섯 편의 작품들이 하나같이 모두 1편에 못 미치는 재미를 보여주긴 했었지만요. ^^;;)
특히, <애나벨>의 연출을 맡은 존 R. 레오네티 감독이 <인시디어스>와 <컨저링> 등의 작품에서 촬영감독으로써 제임스 완 감독과 호흡을 맞춰왔던터라, 막연하게나마 어느 정도는 제임스 완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었구요. 하지만 실제로 극장에서 만나 본 <애나벨>은 오컬트 무비의 전형적인 틀 속에 <인시디어스>와 <컨저링>을 억지로 쑤셔넣은 불협화음으로 가득 찬 실망스러운 작품이더라구요. ^^;;
그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데 의의를 두는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
리뷰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컨저링>에서 카메오 역할을 톡톡이 소화하며 <애나벨>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던 악마의 인형 애나벨은, 정작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이번 영화에서는 지지부진한 활약만을 보여줄 뿐이었는데요. 이처럼 애나벨이 영화 속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애나벨>이 악마의 인형 애나벨을 사건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악마가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끔 하는 매개체로써의 존재 가치만을 지닌 것으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애나벨 역시도 인형 스스로가 어떠한 사악한 행동을 했다기보다는 팔과 다리의 위치가 달라져 있다거나 인형이 놓여져 있던 위치가 달라지는 등의 무해한 현상만을 일으켰었기 때문에, 인형 자체에 특별한 능력을 부여하기 보다는 '악마의 매개체로써의 애나벨'이라는 설정을 취한 <애나벨>의 선택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닌데요. 하지만 <애나벨>이 실제 스토리에서 단지 인형 애나벨만을 차용했을 뿐, 대대적인 각색을 거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러모로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더라구요. ^^;;
부디 다시 호러를 연출해줘요, 제임스 완 감독님~ ㅠ.ㅠ
<애나벨>은 저절로 켜지는 가전제품, 공중부양 하는 가구들, 고요한 집안에 울려 퍼지는 기이한 소리 등 오컬트 무비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보여주고 있는 것과 동시에, 색깔만 달라졌을 뿐인 <인시디어스>의 악마라던지, 하얀 로브로 옷만 갈아입었을 뿐 <컨저링> 속 빙의 된 캐롤린과 똑같은 행동을 보여주는 애나벨 히긴스 등과 같이 제임스 완 감독의 전작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던터라, 공포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 중에 한 명으로써 너무나 실망스럽게만 느껴지는 작품이었답니다. ㅠ.ㅠ
호러 매니아이신 분들이라면 다들 잘 아시겠지만, 제임스 완 감독은 작년에 개봉했던 <인시디어스2>를 마지막으로 두 번 다시는 공포 영화는 연출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했는데요. (제임스 완 감독의 차기작은 2015년 개봉 예정인 <분노의 질주7>이죠.) 하지만 전혀 공포스럽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졸음까지 쏟아졌던 <애나벨>을 보고 나니, 제임스 완 감독의 공포 영화 연출 은퇴 선언이 새삼스레 안타깝고 또 원망스럽게 느껴질 정도더라구요. ㅠ.ㅠ
북미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은 주인 10월 3일에 개봉한 <애나벨>은 1,550만불의 오프닝 데이 스코어를 기록하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로 화려하게 데뷔했는데요. 하지만 1,320만불의 오프닝 데이 스코어를 기록하며 <애나벨>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Gone Girl>이 87%의 높은 로튼토마토 지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인형을 소재로 한 호러 무비 중 최악의 작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31%의 로튼토마토 지수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는 <애나벨>이 과연 주말 동안에도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주말 동안의 북미 스코어가 업데이트 되는 월요일이 되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
그럼 이쯤에서 러닝 타임 내내 하품만 나오게 하더니 황당하기 그지 없는 에블린의 에어쇼(영화를 보시면 무슨 뜻인지 아실꺼예요. ^^;;)로 저를 멘붕에 빠뜨렸던 <애나벨>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할께요. 모두들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