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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미처 몰랐던 원작의 벅찬 감동을 선물해 주는 영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jojoys 2014-06-01 오후 4:25:35 1376   [0]

※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어린 날의 순수함을 잃고 현실과 타협한 채 살아가는 어른들을 위한 감성 드라마 / 12세 관람가 / 97분

마르코스 번스테인 감독 / 후아오 기에메 아빌라, 호세 드 아브레우.. / 개인적인 평점 : 8점

 

    안녕하세요? 구름이 햇님을 가려줘서 그나마 버틸만한 일요일이네요. 요 몇일동안 이곳 대구는 정말 뜨겁게 불타오르는 용광로 같았거든요. ^^;; 오늘은 어제(31일)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관람하고 온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지난 월요일 박스오피스 정리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원작 주제 마우루 데 바스콘셀로스의 조국인 브라질에서 만들어진 영화인 까닭에, 개인적으로 원작의 디테일과 감동을 충실히 표현해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꽤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작품이었는데요. 그렇지만 56개 밖에 안되는 적은 상영관을 확보(메가박스에서만 상영중이군요.)하는데 그친 작품이라 과연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었죠.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집 근처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상영하고 있길래 냉큼 예매하고 극장으로 달려가서 관람하고 왔는데요. 과연,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가 되어줬을까요? ^^

꼬마 악동 제제와 뽀르뚜가 아저씨의 가슴 뭉클한 우정 이야기

 

줄거리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기찻길 옆 허름한 집에서 백수 아빠, 아픈 엄마, 신경질적인 큰 누나, 다정한 작은 누나, 심술쟁이 형, 대책 없이 해맑은 동생 루이스와 함께 살고 있는 여섯살 배기(원래 나이는 5살인데 학교에 들어가려고 6살로 속였죠. ㅎ) 제제(후아오 기에메 아빌라)는, 하루라도 말썽을 부리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마을 최고의 악동임과 동시에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타고 난 이야기꾼인데요. 하지만 제제의 아빠는 자신이 처한 암담한 현실에 대한 울분을 모진 매질로 제제에게 쏟아내기 일쑤죠. 그러던 어느날 아침, 전날 깨진 유리병을 밟은 탓에 다리를 절룩거리며 등교하던 제제를 마누엘 발라다레스(호세 드 아브레우)가 병원에 데려가 발을 치료해주게 되면서, 두 사람 간의 우정이 싹 트게 되는데요. 뽀르뚜가 아저씨라는 애칭과 함께 말이죠. ^^

 

★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예고편 ★

 

    초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방학 때 마다 나눠주시던 권장도서 목록에 언제나 빼놓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었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그때는 너무 어려서였는지, 아니면 독후감 방학 숙제가 싫어서 억지로 읽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도통 재미를 느낄 수도 없었고 또 무슨 내용인지 이해도 되지 않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 그렇게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아, 너무 늙었어요. ㅠ.ㅠ) 스크린을 통해 재회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저로 하여금 왜 이 소설이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명작으로 손꼽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게끔 만들어 주더라구요. ^^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율은 유지한 채 현대적인 색채를 더한 작품

 

    다들 잘 아시겠지만,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저자인 주제 마우루 데 바스콘셀로스(1920.2.26~1984) 본인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인데요. 소설의 주인공인 제제가 바로 저자 본인이죠. 리오 데 자네이로의 방구시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부, 바나나 농장 배달부, 막노동꾼 등 힘든 일전전하면서도, 결코 작가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작가 본인의 삶에 대한 의지와 철학이 짙게 묻어 나 있는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그의 조국인 브라질에서 만들어진 영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통해 제가 어린 시절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작품의 의미를 뒤늦게 나마 깨닫게 해줬답니다. ^^

 

    J. M. 데 바스콘셀로스가 1968년에 발표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그동안 수 차례 조국인 브라질에서 TV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었었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개봉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비교적 최근인 2012년에 제작되어 현대적인 색채를 더하고 있는 덕분에, 관객들로 하여금 한층 더 깊이 작품에 빠져들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좋더라구요. 그렇다고 해서 원작의 이야기를 완전히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을꺼라는 오해를 하시면 곤란한데요. 제가 보고 느낀 <라임 오렌지 나무>는 원작과 굉장히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작품이었으니까 말이죠. ㅎ

 

    솔직히 제가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마지막으로 읽었던 기억은 초등학생 시절에 독후감 숙제를 위해서였던게 마지막인데요. 당시에는 의미도 모른체 막연하게 읽어나갔던 탓에 까맣게 잊은 줄만 알았던 소설의 내용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불현듯 떠올라 깜짝 놀라게 되더라구요. 그만큼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소설 속에서 활자로만 묘사되었던 장면들을 높은 싱크로율을 지닌 영상으로 접하게 되었을 때, 관객들에게 얼마나 벅찬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런 작품이었답니다. ^^

순수함과 꿈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감성 동화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 라임 오렌지 나무를 친구 삼아 대화를 나누고, 빽빽이 자라난 대나무 숲을 자신만의 동물원이라 뽀르뚜가 아저씨에게 자랑하기도 하며, 개울가에 파놓은 자그마한 구덩이가 전 세계를 누비는 비행기가 되어 동생 루이스와 함께 세계 일주를 하기도 하는 제제는 누구나 어린 시절에 지니고 있었던 순수한 동심과 희망으로 가득 찬 꿈을 대변하는 인물인데요. 그에 반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세상을 원망하며, 생활을 위해 거친 숨을 헐떡이는 제제의 아버지는 어느샌가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꿈을 잃어버린 채 현실에 순응하고 살아가는 대다수의 어른들을 상징하죠. 여기에 뽀르뚜가 아저씨는 제제가 계속해서 꿈꿀 수 있게끔 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구요.

 

    그렇게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는 제제의 성장통을 통해,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까맣게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순수한 꿈을 떠올리게끔 만들어 주는 작품이었는데요. 일반적인 상업영화에 익숙해져 있는 관객들이 보기에는 촌스럽고 투박한 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였지만, 저에게 있어서 만큼은 제제의 기발하고 엉뚱한 상상력에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하다가, 또 제제의 처연한 눈물에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던 감동적인 작품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네요. 영화 말미에 마르코스 번스테인 감독이 더해 놓은 희망의 메시지도 가슴 깊이 와 닿아서 너무너무 좋았구 말이죠. ^^

 

    어제(31일)까지 2,575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개봉관이 적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부진한 흥행 성적이라 굉장히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개인적으로는 올해 관람한 영화 중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에 진한 감동을 느끼게끔 해준 작품인데 말이에요. ㅠ.ㅠ

 

    전 그럼 이쯤에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리뷰는 마치고 또 다른 영화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즐거운 주말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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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2012, My Sweet Orange Tree / Meu Pe de Laranja L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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