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중반쯤 진행되자, 함께 보러 간 친구는 작은 소리로 내게 말했다 "나 진짜 더 못볼거같은데.. 우리 나가면 안될까?"
나는 친구를 다독이며 끝까지 봐야한다고 고집해서 우린 영화를 끝까지 봤다.
내 주변에는 한공주가 없다. 혹은 있더라도 죄인처럼 감추고 살고 있을것이다. 왜냐하면 극중 그녀의 친구들처럼, 또 관람하던 내 친구처럼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보기가 너무 괴롭고 무서워서 외면할테니까.
영화 한공주는 보는 내내 어둡고 슬프다. 그녀가 친구들과 웃고 음악을 하는 사이에도 그 어두운 응어리는 마음 한켠에 계속 남아 즐거울 수 만은 없다. 너무 가슴아픈 이야기지만 이 영화는 작지만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것이다.
함께 영화를 봤던 친구가 이틀이 지나고 나에게 연락을 했다. 한공주의 배경이 되었던 모 사건에 대해서 찾아봤다는것이다. 그런 종류의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고, 알게 되더라도 외면해버리던 내 친구가 그 사건에 대해서 나에게 의견을 물었다.
알고 생각하는 것과 모르고 외면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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