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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 재기발랄한 뮤즈의 뒷감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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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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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는 말 그대로 여신 뮤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온 제우스 신의 아홉딸을 칭하는 이름이다. 각각 분야에 맞추어서 그 예술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 예술의 여신쯤 되는 존재다.
이런 그럴듯한 이름을 당당하게 내건 영화라서 나는 제목만 보고 처음에는 예술영화라고 생각했다. 아니 착각했다. 이 영화의 장르는 코메디였으니까.
시나리오 작가인 스티븐이 슬럼프에 탈출하기 위해 붙잡은 것이 바로 이 뮤즈라는 존재. 여기서 다시 놀란 것은 그 뮤즈가 바로 샤론 스톤이라는 점이다. 자신이 뮤즈라고 예술의 여신이라고 주장하는 샤론 스톤은 내내 뻔뻔스러울 정도로 변덕을 부려 스티븐을 머슴살이 시키고, 이 와중에도 스티븐은 그녀 덕분에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최고의 코메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싶다면, 몇가지 포인트는 있다. 먼저 설정상 시나리오 작가인 스티븐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 혹은 감독들의 이름 혹은 그들의 이름을 가진 배우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스티븐은 자신의 영화에 짐 캐리를 캐스팅하고 싶어하며, 뮤즈는 <트루먼쇼>가 자신의 영감을 받아 제작된 것이라고 하며, 마틴 스콜세지가 속편을 만들겠다고 뮤즈를 찾아오질 않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타이타닉 속편을 만들지 말라는 조언을 얻고 가질 않나.. 스필버그 감독의 빌딩이란 곳에서는 그의 영화 포스터가 붙여져 있는 등..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아는 거네..라고 아는 것이 나와서 좋아할 수 있다면 이 영화의 분위기에 동참해서 즐거울 수 있다.
이동하는 장면마다 들려오는 상쾌한 음악도 듣기 좋다. 티파니 보석에 리무진, 포시즌 호텔등 화려한 소재가 등장한다. 샤론 스톤이 입고 다니는 화려한 비단 옷들도 더해진다.
이런 재미들은 영화 초반에 그 빛을 발하면서, 흥미를 유발시킨다. 하지만 이런 설정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중반부터는 그 재미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한다. 우리의 뮤즈는 스티븐보다 그의 부인인 로라(앤디 맥도웰)의 쿠키 사업에더 더 관심을 보이고 스티븐은 치사해진다. 어쨌거나 그렇게 한참을 지내는 도중 드디어 뮤즈의 존재가 슬슬 밝혀지려 한다.
특이한 설정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마지막 마무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참고로 뮤즈는 색다르게 시작은 했지만, 마무리는 그리 참신한 편은 아니다. 인상적인 시작이 기억에 남게 만들려거든 마지막이 더욱 인상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상식이지만, 역시 이를 뛰어넘기는 좀 어려운 듯 하다.
마지막은 이 영화의 맥락없음을 절정으로 몰고가는 부분이다. 다른쪽에서 먼저 제작한다던 영화가 제작을 중지하고, 스티븐을 과거 해고시킨 적 있는 파라마운트 사의 책임자가 해고된다. 결론적으로 스티븐은 자신의 시나리오를 영화화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스티븐의 행운을 위해 작위적으로 설정된 것인양. 인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클래식한 음악과 함께 시작한 재기발랄함을 끝까지 유지할만한 뒷심이 약했다는 것인 안타깝긴 했으나, 너무나 안이한 쪽으로 결말을 몰고간 데에 대해서는 그다지 이해하고픈 생각이 들지 않는 영화였다.
결국 나름대로의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뮤즈였으나, 그것이 그렇게까지 충격적이지도 신선하지도 않았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하고 끝내도록 하겠다.
덧.
더욱이 번역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게 된 영화이기도 했다. 보는 사람은 알겠지만.. 앤디 맥도웰의 쿠키를 평하는 과정에서(그녀는 쿠키로 사업하길 원한다)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한 인물 <국희> 좀 당황스러웠다. 웃기려는 시도는 성공하긴 했지만, 그 상황에서 그 이름이 나오는건 너무 튀는 게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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