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부모의 그늘에서 독립하여 두 사람이 한 가정을 꾸미는 약속을 말한다. 뭐 다른 정의도 있겠지만.. 이 제도는 사회적인 공인된 약속이며 두 사람만의 약속이 아닌 그들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 사이의 약속이기도 하다. 딸 하나를 두고 8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잘 살아오던 그 날 12월 24일 그 가정은 깨지기 시작한다. 살다보면 바람을 피울 수 있다.. 심지어 밥만 먹고 사느냐는 우스겟 소리만은 아닌 말들이 생겨났다. 이미 오래전에.. 그 결과는 정말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된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혼모, 버려진 아이들, 노인 문제 등등 심각한 문제부터 극중에도 나오지만 정신적인 피해들도 부지기수가 아닌가.. 이혼으로 신경과를 찾는 사람은 점점 늘어만 가고 부모없는 아이들을 기르는 기관들은 포화상태를 넘었다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없어서, 운영비가 없어서 힘들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주 저녁 뉴스시간을 장식한다. 행복이란 뭘까? 살아있다는 것은 또 뭘까? 주인공 미흔(김윤진 분)은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충격적인 일을 당하게 된다. 그 이후 그녀는 삶을 하찮게 느끼고 심한 두통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그녀의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할까? 인규(이종원 분)는 그런 그녀에게 제안을 한다. 게임을 하자는 것. 그는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그녀를 마침내 사랑하게 된다. 그는 의사이며 유부남이다. 과연 그의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이 영화는 감정의 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감독(변영주)의 노력이 그대로 담겨있다. 전경린의 소설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이 그 원작이다. 그러나 원작보다 더 세밀한 감정표현이 가득하다.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아름다운 그림을 연상케 한다. 불륜을 소재로 한 영화가 최근 자주 등장하는데 좀 다른 듯 하다. 딱히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진 못하겠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 - 극중에 버스를 타고 그들이 탄 차를 지나가던 장면에서 버스안에 주민들의 시선 - 는 불륜이지만 그들은 삶에서 꼭 필요한 것이었다. 그들이 찾는 행복의 한 방법이었다. 불륜을 찬성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비난해야 할 것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좀 더 냉정해져야 한다. 그런 일이 없도록 좀 더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곧 결혼이 아닐까.. 그것이 비록 어려운 일이라지만 꼭 해야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